대통령까지 겨냥한 이준석… 국힘, 비대위 전환해도 ‘혼란’
5일 전국위, 비대위 절차 진행
이 대표 복귀 사실상 어려울 전망
이, 칼럼 공유하며 윤 대통령 직격
조해진·하태경도 반발 기자회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임박하면서 이준석 대표가 연일 작심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다 당내에서는 비대위 이후 출범하는 새 지도부의 임기를 2년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 대표의 ‘6개월 당원권 정지’가 끝나는 만큼 복귀 길을 터놔야 한다는 입장이 부딪치고 있다.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당내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임전국위를 열고 현 상황이 당헌에 비대위 출범 요건으로 명시된 ‘비상상황’인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한다. 이어 당헌상 당 대표와 권한대행에게만 부여된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대표 직무대행’까지 확장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 안건도 심사하고 작성할 계획이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로 사실상 비대위 체제 전환에 나서는 것이다.
이같은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실상 이 대표의 대표직 복귀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국위의장인 서병수 의원이 전날(3일) “비대위 다음에 열리는 전대기 때문에 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가 되리라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 대표의 반발은 격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대해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반영 가능성을 추측한 한 언론 칼럼을 공유하며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라고 밝혔다. 해당 칼럼에는 친 이준석계 인사로 꼽히는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 훌륭한 사람 봤느냐’라는 발언을 비판한 게 이 대표의 징계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담겨있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왼쪽)과 하태경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헌개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박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서도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전날(3일)에도 “‘용피셜’(용산 대통령실+오피셜)하게 우리 당은 비상 상태가 아니다” “내부총질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참 달라졌고 참 잘하는 당 아닌가”라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해 쓴소리를 내놓은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복귀를 막아선 안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분출했다. 국민의힘 조해진, 하태경 의원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당헌 개정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출범이 내분 수습의 희망이 되려면 편법으로 당 대표를 몰아내는 수단으로 사용돼선 안된다”며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하고 추후 유사 사례가 재발했을 때 당이 정쟁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고 규범에 따라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전국위에 당헌당규 개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이 제시한 개정안에는 ‘비대위는 당 대표 궐위 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될 때까지, 당 대표 사고 시 당 대표가 직무에 복귀할 때까지, 기타의 경우 그 설치의 원인이 된 비상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존속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의총을 통해 이 대표 징계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한 바 있는 만큼 비대위 체제 이후 조기 전당대회가 아닌 이 대표의 당무 복귀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온전한 지도부가 출범에 당을 조속히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조기 전대를 통해 정상적인 지도 체제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혼란을 수습해야할 권 원내대표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모든 일정에서 비대위 후 체제와 관련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비대위원장 선임 문제와 관련해서만 “아직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라 결정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