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강풍 맞으며 ‘컵라면 먹방’ BJ·유튜버 ‘위험천만 방송’(종합)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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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인터넷 방송 ‘비난 쇄도’

도로 통제된 마린시티 방파제서
유튜버 방송 중 파도 휩쓸려 부상
엘시티선 BJ들 강풍 체험 생방송
경찰의 수차례 귀가 요청도 불응

5일 태풍 ‘힌남노’ 강풍 속에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한 유튜버가 경찰의 통제를 뚫고 현장을 중계하다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위쪽). 6일 새벽 해운대구 엘시티 주변에서 인터넷 방송 BJ들이 태풍 체험을 주제로 개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 방송 화면 캡처 5일 태풍 ‘힌남노’ 강풍 속에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한 유튜버가 경찰의 통제를 뚫고 현장을 중계하다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위쪽). 6일 새벽 해운대구 엘시티 주변에서 인터넷 방송 BJ들이 태풍 체험을 주제로 개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 방송 화면 캡처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상륙하는 상황에서 부산 해운대구 일대 야외에서 일부 인터넷방송 BJ들이 개인 방송을 강행했다. 한 유튜버는 경찰의 통제를 뚫고 마린시티 일대에서 현장을 생중계하다 파도에 휩쓸려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일부 인터넷 개인 방송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인다.

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5일 오후 11시 40분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방파제 인근에서 유튜버 A 씨가 태풍 상황을 생중계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 씨는 방파제 근처 인도에서 바다 쪽을 바라보며 한 손에 셀카봉을 들고 개인 방송을 하다 방파제를 넘어온 큰 파도에 휩쓸렸다. 이 충격으로 그는 마린시티 상가 쪽 도로로 약 10m가량 밀려 나가 팔꿈치 등을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안전한 장소로 옮긴 뒤 귀가시켰다.


이 방송에서 A 씨는 방파제가 있는 난간 아래로 내려가 테트라포드 위에서 파도를 맞기도 하는 등 위험천만한 행동을 지속했고, 해당 라이브 방송은 1만 5000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튜버가 개인 방송을 진행한 마린시티 일대 1km 구간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경찰이 월파 우려로 도로 통제를 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11시부터 부산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졌고,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25.2m를 기록하는 등 바람도 강하게 불었다.

태풍을 핑계로 해운대구 다른 곳에서도 인터넷방송 BJ 여러 팀이 경쟁적으로 개인 방송을 진행해 물의를 빚었다. 6일 오전 1시 30분 해운대구 엘시티 인근에서 BJ 3~4팀이 강풍 등을 체험하는 방송을 했다. 이들은 ‘엘시티 맨몸 생중계 재난뉴스’ ‘태풍 힌남노 엘시티 현장’ 등의 제목을 달고 방송을 진행했고, 한 남성 BJ는 엘시티 앞에서 강풍을 몸으로 견디며 ‘컵라면 먹방’을 했다. 또 다른 BJ는 “신호등 흔들린다. 위험하니 절대 나오지 마라”면서도 계속 방송을 이어갔다.

이처럼 도를 넘은 인터넷 개인 방송이 이어지자 경찰은 이들 중 일부를 적발했다. 해운대경찰서는 이날 경찰의 안전 조처 지시에 불응한 30대 남성 B 씨와 20대 남성 C 씨 등 2명에게 경범죄처벌법(공무원 원조 지시 불응)을 적용해 범칙금 5만 원 통고 처분 스티커를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오전 5시 30분까지 해운대구 중동 미포 일대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해 경찰이 수차례 귀가를 요청했는데도 건물에 숨거나 도망하는 식으로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한 30대 외국인 남성이 6일 오전 6시께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 남성은 경찰 지시에 따라 숙소로 자진해서 귀가했다. 이 남성은 ‘그냥 수영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5일 부산시 유튜브 채널에서 태풍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가급적 안전한 실내에 머물러 달라는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자연재해 상황에서 무모한 행동은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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