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 끝까지 책임지겠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사퇴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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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비상 상황에 대한 대비 부족 인정
“다양한 이해 관계자 보상 검토”

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톡 먹통’ 사태로 위기에 몰린 카카오 남궁훈 대표가 19일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 ‘각자 대표’ 가운데 한 명이다. 카카오는 이번 사태와 관련, 재난 대비가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서 남궁 대표의 사퇴 방침을 밝혔다. 카카오는 그동안 남궁훈, 홍은택 대표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끝까지 책임지고자 비상대책위원회의 ‘재난 대책’ 소위원회를 맡아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남궁 대표는 한게임 창립 멤버이며, NHN 미국 대표 등을 거쳐 2015년 카카오에 합류했다. 카카오게임즈에서 2016년 6월부터 각자대표를 맡았던 그는 올해 3월 카카오 대표가 됐다. 남궁 대표는 취임하면서, 주가 15만 원을 넘기 전까지는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남궁 대표는 “그간 사업을 책임지던 대표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중시했다”면서 “주가 올라가기는커녕 떨어져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카카오는 먹통 사태와 관련, 비상 상황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카카오를 단독으로 이끌게 된 홍은택 대표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이중화’와 관련 “고객들의 데이터와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대해서는 대부분 이중화가 돼 있지만 그걸 다루는 작업 도구는 이중화가 되지 못했다”면서 “카카오가 치명적인 실패라고 생각을 하는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남궁 대표도 “시스템은 물이나 공기 같은 것인데 관심과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겠다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도구 이중화’에 대해 판교데이터센터의 운영이 안정화되는 대로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카카오는 내년에 경기도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고 시흥에도 2024년 데이터센터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는 또 먹통 사태 보상과 관련해선 무료 서비스에 대해서도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유료 서비스 이용자뿐 아니라,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와 파트너, 다양한 이해 관계자에 대한 보상을 검토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또 화재가 발생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SK C&C에 대한 구상권 청구에 대해선 “논의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면서 “구상권 여부와 상관없이 할 일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창업자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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