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 같은 부결’ 이후 민주당 내전 돌입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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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표 색출 갈등에 부산도 들썩
당권 다툼 규정하며 반대편 비난
이재명 거취 두고도 갈등 표면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진단과 관련해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를 방문해 급식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진단과 관련해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를 방문해 급식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갈등이 폭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단일대오’가 무너지자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곧바로 ‘반란표 색출’에 나섰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반란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이 대표의 ‘결단’을 압박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반란표가 예상 밖의 규모로 나타나자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 딸(개딸)’ 일각에서는 ‘색출’ 작업에 나섰다. 이번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져 표 확인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온라인에는 여러 종류의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 명단’이 올라왔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은 이 명단을 근거로 해당 의원실에 “왜 체포동의안에 찬성했느냐”며 항의 전화를 쏟아냈다. 민주당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이)찬성표를 던졌다고 확신한 사람들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에도 표결 직후부터 당원 전화가 빗발쳤다. 대다수는 “이탈표가 그리 많이 나올 수 있느냐” “안타깝다” “걱정된다”는 반응이었다. 각 지역 시당과 지역위원회 관계자들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부산은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지역이어서 이번 사태로 당 지지율이 더 하락할지 모른다는 걱정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내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친명계에선 이번 표결 결과를 놓고 비명계의 ‘당권 다툼’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성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의원총회에서 의견이 없다가 (이탈)표로 나왔다는 것은 의도가 있지 않느냐고 해석된다”면서 “당권 싸움을 하겠다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에선 이 대표의 거취 표명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표결에서)겉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물밑에 있는 얼음덩어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대표의)어떤 조치가 필요한 건 틀림없다”면서 “권노갑 고문이 선당후사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에 다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거취에 대해 침묵했다. 그는 이날 학교 급식 노동자와의 간담회에 참석하며 ‘민생행보’를 이어 갔으나 "향후 거취를 표명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당내에선 혼란과 분열을 우려하며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또 다시 터져 나왔다. 의총에서 ‘압도적 부결’을 주장했던 전재수 의원은 “지금은 사력을 다해서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면서 “어떤 상황도 예단할 수 없지만 자극적인 말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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