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로 넓히려 학교 담장 허무는 하단초등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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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등굣길 사고 이후 철거 결정
학교 시설 통학로용 제공 첫 사례

부산 사하구 하단초등학교가 학교 담장을 일부 허물어 통학로를 넓힌다. 하단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 사하구 하단초등학교가 학교 담장을 일부 허물어 통학로를 넓힌다. 하단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부산시교육청 제공

안전한 학생 통학로를 마련하기 위해 부산에서 처음 학교 담장을 허물고 통학로를 확보하는 공사가 추진된다. 지난달 28일 부산 영도구 청동초등 10세 여아 등굣길 사망 사고 이후 통학로 개선을 위한 첫 움직임이다.

10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부산 사하구 하단초등에서 학교 북측 담장 좌우 4m가량을 허물고 통학로를 확보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된다. 학교 측은 운동장 담벼락과 맞물린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횡단보도 앞 학생 대기 공간을 만든다. 하단초등 앞 통학로에서는 담장 모서리가 교차로 방향으로 돌출해 차량의 시야 확보가 어려워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학교 정문에서 큰 길인 하신중앙로 방면으로 나가는 곳의 작은 횡단보도로 등하교 시간에 학생이 집중되는데, 횡단보도에 학생 대기 공간이 없어 좁은 길에서 큰 길로 진입하는 차량과 학생이 뒤엉키는 일도 빈번하게 빚어졌다.

시교육청은 학교 담장을 허물고 단절된 통학로를 이은 뒤 횡단보도 앞 학생 대기 공간을 밝은 노란색으로 칠해 ‘옐로우 카펫’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하단초등을 시작으로 학교 용지를 활용해 이달 중 최소 3개 학교의 통학로를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담장을 이동하거나 정문, 후문 등 기존 출입문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 임시 출입문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학교 앞 통학로를 확보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시교육청은 지자체 등에서 학교 부지를 활용한 통학로 개선을 제안할 경우 무상으로 학교 부지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시교육청은 부산시와 합동으로 학교 차원에서 제기하는 통학로 개선 요청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시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시교육청은 TF에서 실질적인 통학로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부산 시내 전체 초중고를 대상으로 통학로 개선 필요사항을 취합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개선 사항을 취합한 뒤 올해 말 60개 학교를 대상으로 교통 전문 기관에 통학로 개선 용역을 의뢰해 통학로를 마련할 계획이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지자체 협조가 필요한 사항은 학교별 취합을 통해 통학로 개선을 요청하고, 학교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은 담장 허물기를 시작으로 교육청부터 속도감 있게 통학 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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