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91.2% “학교 떠나고 싶은 적 있다”
부산일보·부산교사노조 설문
“학부모 민원에 힘들다” 답 많아
해마다 부산 600명 이상 퇴직
교권 보호할 제도적 보완 절실
학부모 민원, 학생 지도 어려움 등 교권 위기 속에 부산지역 교사 10명 중 9명이 ‘학교를 떠나고 싶다’는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교직을 떠나는 교사도 매년 600명 이상 나오고 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600명이 교직을 떠나 역대 최대 퇴직 교원 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학교 전반에 퍼져 있는 교원과 학부모 간의 불신, 학생 지도 어려움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일보〉와 부산교사노조가 스승의날을 맞아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부산에 재직 중인 유치원, 초·중·고등, 특수학교 교사 10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1.2%(919명)의 교사가 학교를 떠나고 싶은 적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학교 근무가 예전보다 힘들어졌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98.2%(990명)로 설문에 응한 대다수 응답자가 ‘요즘 교실’이 힘들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학교 근무가 어려워진 원인으로 ‘교육 수요자들의 다양한 요구 증가(837명)’를 지목했다. 교육 수요자는 학부모, 학생 등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328명의 교사가 ‘학부모 관련 민원’을 지목했고 ‘학생 생활지도 관련’으로 학교를 떠나고 싶다고 답한 응답자도 303명에 달했다.
이번 설문에서 주관식 응답을 통해 교사들은 구체적인 사례를 거론하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사는 “카톡으로 바로바로 연락이 안 되면 학교로 전화를 걸거나 찾아와서 학생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있었다”며 SNS로 인해 ‘실시간 교실’로 변한 요즘 교실의 부작용을 호소했다. 다른 교사는 “현장체험학습에 따라와 아이를 지켜본 후 왜 도시락과 포크를 챙겨주지 않았는지 항의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학생 지도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우려로 교권이 위축되는 현상도 목격됐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사는 “동료 교사 한 명은 학생에게 수업 시간 말고 쉬는 시간에 연필을 깎으라고 했다는 이유로 아동학대로 신고당했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는 “교사가 아동학대로 부당하게 신고당하는 것을 봤을 때 학교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느꼈다”며 “학생이 수업에 방해되는 문제 행동을 하더라도 아동학대로 오인될까 봐 적극적으로 지도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교권 침해로 인해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이 많아지면, 결국 교사 교체가 잦아지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입게 된다”며 “교권 회복을 위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교권이 보호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