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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로미오와 줄리엣’ 버전은 잊어라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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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스틸. Johan Persson 제공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스틸. Johan Persson 제공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스틸. Johan Persson 제공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스틸. Johan Persson 제공
'로미오와 줄리엣' 안무·연출 매튜 본. 드림씨어터 제공 '로미오와 줄리엣' 안무·연출 매튜 본. 드림씨어터 제공

“난 이미 길들여진 버전을 계속 공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새로운 세대에 관한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이자 새로운 대표작 ‘로미오와 줄리엣’ 월드투어로 내한하는 매튜 본(64)이 들려준 말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내한 공연을 앞두고 <부산일보> 등 국내 언론과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8일 LG아트센터서울에서 개막한 이 공연은 23~26일 부산 드림씨어터로 이어 간다.

그는 “관객들이 각 이야기에서 기대하는 모든 감정과 사건을 색다른 방식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한다”며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매튜 본은 대중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을 변주해 새롭게 들려주는 데 탁월함을 보였고, 이러한 방식으로 명성을 얻었다. ‘백조의 호수’에서는 가녀린 여성 백조 대신 근육질 남성 백조를 내세웠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는 현대의 뱀파이어 이야기를 그려냈다.

2019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가 쓴 불멸의 로맨스이자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작곡한 걸작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속 이야기를 현대사회로 가져왔다. 기성세대와 대립하는 젊은 세대의 순수함과 열정의 이야기로 바꾸어 선보인다. 무대는 규율과 통제로 가득한 ‘베로나 인스티튜트’. 어른들에 의해 ‘문제아’로 분류된 청소년들을 교정하는 이곳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두 남녀는 감시자들의 눈을 피해 위험한 사랑을 속삭인다.

매튜 본이 주목한 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에 담긴 필연적이고 아름다운 비극성이다. 그는 약물, 트라우마, 우울증, 학대, 성 정체성 등 현대의 젊은 세대가 마주한 민감한 문제들을 거침없이 묘사하며 ‘로미오와 줄리엣’을 오늘날 10대들의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스틸. Johan Persson 제공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스틸. Johan Persson 제공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스틸. Johan Persson 제공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스틸. Johan Persson 제공

26명으로 구성된 무용단은 2018년 영국에서 16~19세 무용수들을 선발하는 오디션으로 채웠고,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찾아낸 각각 세 명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출연한다. 특히 파드되(2인무)로 유명한 ‘발코니 신’에서 두 무용수는 열정적이다 못해 둘이 한 몸이 되어 구르고 도는 경이로운 춤을 선보이는데, “아마도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 신”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는 “무용 역사상 가장 긴 키스 신을 만들기 위해 볼이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추는 흔한 방식이 아닌 도전적인 안무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코피예프의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음악은 새로운 이야기와 스타일에 맞춰 51개의 오리지널 스코어 중 30곡을 골라 순서를 재배치하고 5곡의 신곡을 추가했다. “마치 현대 영화음악 같은 프로코피예프의 놀라운 음악은 이 작품의 가장 큰 자산이다. 나에게는 나의 ‘대본(음악)’이 셰익스피어의 글 이상의 영감을 준다.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은 강렬한 느낌과 동경으로 가득 차 있다. 너무 풍부해서 몇 번이고 들어보면 그 안에 새로운 이야기와 감정을 발견할 수 있다.”

매튜 본은 영국 공연계 최고 권위의 ‘로런스 올리비에상’ 역대 최다 수상자(9회)일 뿐 아니라, 현대무용가 최초의 기사 작위(Knighthood) 수훈자, 토니상 최우수 연출상과 안무상을 동시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무용이 대중적이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모든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이름 자체로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1986년 자신의 무용단을 설립했으며, 이후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가위손’ ‘호두까기인형’ 등 13편의 장편 작품을 발표해 모두 대성공을 거두었다.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포스터. 드림씨어터 제공 매튜 본의 '로미오와 줄리엣' 포스터. 드림씨어터 제공

이번 공연 관람 포인트에 대해 매튜 본은 “내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장면은 극 마지막에 나오는데, 비극적인 사건들이 나오며 극에 큰 반전을 가져온다. 아주 충격적이고 날것 그대로인데 그로 인해 더 깊은 믿음과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19년 ‘백조의 호수’로 처음 찾아간 드림씨어터로 돌아가게 되어 기쁘다”며 “부산 관객과 정말 좋은 교감을 나눴었는데, 이제 그들에게 우리의 강렬하고, 내가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23일 오후 7시 30분, 24일 오후 2시 30분, 7시 30분, 25일 오후 2시, 7시, 26일 오후 2시. 입장료 VIP석 14만 원, R석 12만 원, S석 9만 원, A석 6만 원, B석 4만 원. 러닝타임 110분(인터미션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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