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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읽기] 영어 공부를 할까? ‘파파고’에 물어볼까?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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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에 갇힌 자기 계발> 표지. <알고리즘에 갇힌 자기 계발> 표지.

수년 전 알파고가 이세돌을 상대로 대국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 평생 바둑만 둔 기사(棋士)들의 심경은 어땠을까. 평생 익혀온 기술이나 지식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는 장면을 목격한다는 것은 아마도 허무하거나 혹은 공포스러운 경험일 테다. 당시 나는 안도했다. 평소 아무런 자기 계발도 하지 않던 나는 나의 무능력을 AI가 대신 메워줄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뻤다. “영어 좀 못하면 어때? 파파고가 다 알아서 해주는 걸.”

<알고리즘에 갇힌 자기 계발>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도 유사하다. 인간의 능력을 대체할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가 지금 배우는 것이 언제까지 쓸모 있을까. 자기 계발의 필요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의문은 여전히 낯설어 보인다. 아니, 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오히려 평생 학습과 자기 계발은 더욱 필수불가결한 ‘생존’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다양한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 대해 (과거에 없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또한 비교하게 만듦으로써, 새로운 숙제도 더불어 함께 만든다. 달리기 앱이 없다면 특정 시점에 심장 박동 수가 몇이었는지 알 수 없다. 당연히 평균 수치와 비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달리기 앱 덕분(?)에 우리는 우리의 심폐기능에 대해 더 많은 자기 계발을 요구받게 된다.

기술의 발전은 자기 계발의 필요성을 줄이는가, 아니면 더욱 고양시키는가. 저자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인간과 인간됨에 대한 탐구에서 찾으라” 한다. 막상 뾰족한 해답은 없다. 그러나 AI가 창궐한 현 시대에 던지는 뾰족한 질문만으로도 충분히 독서의 가치가 있다. 자기 계발이 된 느낌이다. 마크 코켈버그 지음/연아람 옮김/민음사/200쪽/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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