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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없어 더 순수한 몸짓… 부산 곳곳서 열리는 즉흥 ‘춤판’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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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가 17~19일 해운대 백사장과 복합문화공간 F1963, 부산대 등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국제즉흥춤축제 공연 모습.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가 17~19일 해운대 백사장과 복합문화공간 F1963, 부산대 등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부산국제즉흥춤축제 공연 모습.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지난해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릴레이 즉흥' 공연 모습.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지난해 부산시민공원에서 열린 '릴레이 즉흥' 공연 모습.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여기,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즉흥춤은 정형화되지 않은 몸짓이어서 ‘가장 순수한 춤’으로 불린다. 어떤 규칙이나 틀로부터 자유롭기에 예측 불가능한 매력이 있다. 물론 무용수 입장에선 무의식 속에서도 어떤 춤사위를 보일지를 두고 고민하다 보면 실상은 두렵기도, 설레기도 한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기운에 실려 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Bimpro·예술감독 박은화)가 찾아온다. 2020년 이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한 번도 쉬지 않았던 즉흥춤 축제였지만, 주무대였던 해운대 백사장으로는 5년 만에 돌아온다. 특히 올해는 ‘2024 해운대 모래축제’ 개최 기간이 임박해지면서 미리 쌓는 모래탑을 즉흥춤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어떤 즉흥춤판이 만들어질지 기대된다. 제17회 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는 총 24개 팀, 약 200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한 가운데 17~19일 해운대 백사장과 복합문화공간 F1963, 부산대 캠퍼스 등에서 열린다.

부산국제즉흥춤축제(Bimpro) 박은화 예술감독.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부산국제즉흥춤축제(Bimpro) 박은화 예술감독.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가 오는 17~19일 해운대 백사장과 복합문화공간 F1963, 부산대 등에서 열린다. 사진은 '릴레이 즉흥'에 참여할 '뽕잡화점' 무용단.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가 오는 17~19일 해운대 백사장과 복합문화공간 F1963, 부산대 등에서 열린다. 사진은 '릴레이 즉흥'에 참여할 '뽕잡화점' 무용단.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전공·비전공자 함께 즐겨

축제는 17일 ‘캠퍼스 즉흥’으로 문을 연다. 부산대 무용학과 현대무용 전공 학생들이 낮 12시 30분~오후 1시 부산대 넉넉한터에서 공연한다. 잉스문화예술교육연구소는 신라대 창조공연예술학부 무용 전공 학생들과 동의대 예술치료학과 학생들을 모아 온라인 줌 공연으로 ‘캠퍼스 즉흥’에 참여한다.

다음 날인 18일 오후 2~3시는 해운대 백사장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즉흥’을 펼친다.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살려 자유롭게 춤을 출 예정이다. 특히 모래탑에서 30분간 펼칠 즉흥 춤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문 무용수 팀인 현대무용단 자유(박은화 외)가 맡았다.

또 다른 전문 무용수 팀인 ‘다:움 댄스 프로젝트’(김황주 김민지)와 커뮤니티 단체인 ‘지금여기통합심신예술치료학교’, 동아트심리연구소 소속 실버무용단 ‘나빌레라’는 각각 10분씩 춤춘다. 지난 2022년 무용단을 결성한 나빌레라는 70~ 85세 어르신으로 구성됐으며, 꾸준히 치유 즉흥 수업을 받아 왔다.

18일 오후 5~7시엔 F1963 중정에서 ‘릴레이 즉흥’을 이어 간다. 릴레이 즉흥은 전문 무용수 공연으로 각 팀, 혹은 개인별로 10분간 릴레이 형식의 공연을 펼친다. 경희댄스시어터(출연 박재현 황정은)가 첫 단추를 꿰고, 일본의 현대무용가 마스시마 마코토, 미야아트댄스컴퍼니(강미희), 이상한댄스컴퍼니(이상훈), 뽕잡화점(박소희 정승환 배진아 궁다빈), 네덜란드 안무가이자 퍼포머 에드워드 로이드,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무용가 김정웅, 손영일무용단(손영일), 현대무용단 자유 순으로 이어 간다. 각기 다른 춤 스타일로 즉흥춤을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지난해 부산대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술·융합 즉흥 공연' 모습.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지난해 부산대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술·융합 즉흥 공연' 모습.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지난해 부산대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술·융합 즉흥 공연' 모습.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지난해 부산대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술·융합 즉흥 공연' 모습.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19일 ‘접촉 즉흥’ 메인 공연

마지막 날인 19일 오후 3~4시 30분 F1963 중정에선 ‘열린 즉흥’ 춤판이 펼쳐진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누구든 춤꾼이었음을 알아차리게 하는 시간이다. 올해 ‘열린 즉흥’에는 부산대 무용학과 현대무용 전공. 부산대 통합예술치료학과·미리내대학, 신라대 동문 단체 현대무용 무인도, 소마휴댄서스, 부산외국어대 댄스팀 ‘에코’, 해피바이러스 장애인무용단, 영산대 연기공연예술학과 ‘불나방’ 등 7개 팀이 참여한다.

오후 5시 같은 장소 축제에선 피날레 공연으로 국내외 전문 댄서들이 60분 동안 ‘접촉 즉흥(Contact Improvisation)’을 선보인다. 즉흥춤축제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한국 무용가 강희정(영산대 교수), 신은주(㈔부산국제무용제조직위원회 운영위원장), 안선희(현대무용단 자유 단원), 이상훈(이상한댄스컴퍼니 대표), 이언주(현대무용단 자유 대표), 현선화(창원시립무용단 수석단원) 외에 에드워드 로이드, 마스시마 마코토, 김정웅 등 9명이 뉴멕시코 음악가 마이크 노드 라이브 연주에 맞춰 즉흥춤을 춘다. 이때의 춤은 혼자거나 혹은 둘, 셋, 넷이 어우러진다. 처음에는 서먹하다가도 어느새 서로가 ‘신체 접촉(contact)’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간다. 때론 객석의 관객도 끌어들일지 모른다. 호기심과 상상, 새로운 만남을 기대케 하는 춤판이다.


네덜란드 퍼포머이자 안무가인 에드워드 로이드.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네덜란드 퍼포머이자 안무가인 에드워드 로이드.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일본 무용가 마스시마 마코토.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일본 무용가 마스시마 마코토.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무용가 김정웅.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무용가 김정웅.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나와 우리, 소통하는 과정” 중요

유료로 전환해 진행하는 워크숍도 주목된다. 에드워드 로이드(17일 오후 6~8시), 마스시마 마코토(18일 오전 10시~낮 12시), 김정웅(19일 오전 10시~낮 12시) 등 3명은 부산대 예술관 무용실에서 각각 ‘Celestial Bodies(천체)’, ‘FUNCTION(기능)’, ‘SloMo(슬로모션)’를 주제로 워크숍을 가진다. 또한 잉스문화예술교육연구소 함수경 소장은 ‘온라인 문화예술교육 및 치유 콘텐츠’(16일 오후 6시 30분 동의대 2인문관)를 강의한다.

제17회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일정표.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제17회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일정표.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제공

마스시마 워크숍의 소개 글을 보니 즉흥춤도 ‘막춤’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순간적인 임프로비제이션(즉흥 표현)에서는 본능만으로도 지식만으로도 작품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단지 기술만으로는 숙련공이 되어 버린다. 아티스트로서 필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기술을 어떻게 표현에 결합하는가이다.… 몸을 써 시험하고,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시 시험하라. 경력이나 장르를 초월해 참가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교차하며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자.”

BIMPRO 박은화 예술감독은 “즉흥춤은 여기, 지금 순간에 일어나는 춤으로서 나를, 우리를 알아차리며 반응하고 소통하는 삶을 바라보게 하는 만남의 과정”이라면서 “맘껏 춤추고 즐기며 삶의 활력 자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워크숍 수강료는 1과목에 1만 원이지만 2과목 이상은 1만 5000원이다. 모든 공연 관람은 무료이다. 문의 2024 부산국제즉흥춤축제 사무국 이메일 bimpro20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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