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장관 유엔 사무총장 가능성은
亞 순번·역량 뛰어나 '유력후보'
반기문(왼쪽) 외교부장관이 14일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청와대 국무회의에 참석,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유엔 사무총장은 191개 회원국 대표들로 구성된 초거대 조직의 행정수반이다. 미국 등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인 '허수아비'라는 비아냥도 없진 않지만 국제평화 유지와 분쟁 중재자로서 그 도덕적 권위는 교황에 비견되기도 한다.
반기문 외교장관의 이번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상징하며 사무총장에 선출될 경우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와 우리 외교역량 강화에 미칠 효과는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반 장관,후보 가운데 '선두주자'= 사무총장직은 관례상 5개 지역에서 돌아가며 맡는데 차기는 아시아지역 차례이다. 반 장관은 아시아권 후보군 가운데서도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AFP는 반 장관을 태국의 수라키왓 사티라티아 부총리와 함께 유력한 후보라고 전했으며 사무총장 선출관련 정보를 모아놓은 국제적 블로그(unsg.org)에도 반 장관이 선두그룹에 있는 수라키왓 부총리와 스리랑카의 자얀티 다나팔라 전 유엔 사무차장 등에 앞서 제일 먼저 이름이 올라 있다.
이밖에 싱가포르의 고촉동 전 총리,동티모르의 호세 라모스 호르타 외무장관,요르단의 자이드 후세인 왕자 등이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다.
반 장관이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는 데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높아진 위상과 함께 국제사회에 두루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있는 반 장관 개인의 역량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리처드 홀브룩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반 장관에 대해 "미국은 물론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으며 최근 유엔을 방문한 박수길 유엔한국협회 회장은 "유엔 고위관계자로부터 '반 장관이 매우 신뢰할만한 후보자'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또 사무총장의 필수능력으로 여겨지는 프랑스어 구사도 얼마전 프랑스 방문을 통해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
물론 약점도 없지 않다. 일단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자 분단국이라는 점에서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으며 특히 북핵문제가 크게 악화될 경우,선출 가능성은 극히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전술적으로 반 장관이 외교부장관직을 유지하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외교부측은 "타국 외교장관들과의 대면접촉 기회 등 여러 장점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해외 언론들은 벌써부터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초반 전망에 큰 의미를 두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많다. 과거 사례에서도 유력 후보자들이 종반에 탈락하는 대신 다크호스가 급부상하는 경우가 많았고 남은 10개월동안 얼마나 많은 변수들이 생길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최대한 조용하게 홍보"= 유엔 사무총장은 형식적으로 유엔 헌장 규정에 따라 안보리가 추천한 후보를 총회가 추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거부권 행사가 가능한 5개 상임이사국,이른바 'P-5'의 의사가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반 장관측의 홍보전략은 기본적으로 '로우 키'다.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독특한 사무총장 선출구조를 볼 때 어느 한쪽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는 것보다 '정 맞을 모난 돌'이 안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심지어 외교부측은 언론에도 관련보도를 되도록 안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jch@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