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계원의 즐거운 바다낚시] 남해동부 열기 외줄낚시
내달까지 피크시즌… 풍성한 마릿수 행진

조피볼락이라는 원래 이름보다 '우럭'이라고 더 많이 불리듯, 불볼락이라는 원래 이름보다 '열기'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어종이 있다. 열기는 초겨울부터 시작해 3월 말까지 시즌이 지속되는 외줄낚시 주요 대상어종이다. 열기 외줄낚시는 동해남부에서 시작해 부산, 남해동부, 남해중부, 남해서부 등 우리나라 바다 거의 전역에서 이뤄진다. 그중에서도 남해동부권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해동부권 열기 외줄낚시는 홍도, 안경섬, 매물도, 등여, 구을비도, 좌사리제도, 국도 주변 해상에서 주로 이뤄진다. 낚시터가 넓고 어디서나 풍성한 조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남해동부권 열기 외줄낚시가 피크시즌을 맞아 풍성한 마릿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열기 외줄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바늘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올라오는 '열기꽃'이다. 울긋불긋한 열기들이 줄줄이 올라오는 모습은 실제로도 꽃이 핀 것과 흡사하다.
쿨러를 가득 채우는 풍성한 마릿수 조과는 보너스다. 낚시방법이 간단하기 때문에 경험이 적은 초보자도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열기 외줄낚시를 할 때는 보통 바늘이 10개 달린 '카드채비'를 사용한다. 마릿수가 많이 낚일 때는 카드채비를 두개 연결해 한번에 스무마리씩 낚기도 한다. 열기는 자원이 풍부해 바늘마다 주렁주렁 올라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두세줄만 태워도 쿨러를 채울 수 있다.
열기 외줄낚시는 고패질 요령만 알아도 누구나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좀더 좋은 조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사항 몇 가지는 알아두는 게 좋다. 남해동부 열기 외줄낚시 전문꾼들은 주로 오징어살과 민물새우를 미끼로 사용한다. 외줄낚시용 카드채비에는 어피, 깃털, 반짝이 등 인조미끼가 달려 있다. 따라서 열기가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할 때는 미끼를 바늘에 꿰지 않아도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바늘 2~3개마다 하나씩만 미끼를 꿰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폭발적인 조황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전문꾼들이 많이 사용하는 오징어살과 민물새우 미끼를 충분히 준비해서 바다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열기 활성도가 낮을 때는 크릴이 위력을 발휘할 때도 있으므로, 예비용으로 크릴도 준비하는 게 좋다. 1.5㎏ 한봉지면 서너명이 같이 쓸 수 있으므로 비용은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오징어살을 미끼로 사용할 때는 물고기 모양과 비슷한 형태가 되도록 잘라 쓰는 게 효과적이다. 너비 1㎝, 길이 3㎝ 정도로 길쭉하게 자른 다음 한쪽 끝부분을 가늘게 도려내고 굵은 쪽을 바늘에 걸치듯 꿰면 된다. 민물낚시를 미끼로 사용할 때는 바늘로 몸통을 관통하는 것보다는 머리 부분만 살짝 걸치듯 꿰는 게 좋다.
열기 외줄낚시는 물속에 있는 수중여나 암반의 바닥층을 주로 노린다. 그러다 보니 낚시를 하는 도중에 밑걸림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밑걸림을 줄이기 위해서는 낚싯대를 통해 전해지는 감각에 집중해야 한다. 봉돌이 바닥에 닿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릴을 두세 바퀴 감아 바닥에서 살짝 띄우는 요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열기는 대부분 바닥층에서 어느 정도 뜬 상태로 입질을 하기 때문에 채비가 완전히 바닥층에 있을 필요가 없다.
밑걸림보다 더 골치 아픈 일은 채비엉킴이다. 바늘이 여러 개 달린 카드채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옆 사람과 채비가 엉키면 다시 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채비엉킴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잘 맞춰야 한다. 배에 탄 낚시인 모두가 무게가 같은 봉돌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반드시 선장의 신호에 맞춰 채비를 내리고 감아들여야 옆 사람과 채비가 엉키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외줄낚시용 카드채비에 달린 바늘마다 열기가 낚여 올라오는 이유는 군집성과 탐식성 때문이다. 열기는 서식여건이 좋은 곳에 몰려 살기 때문에, 일단 입질이 왔다 하면 그 주변에 많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고패질 도중 투둑거리는 첫 입질이 감지되면, 채비를 감아올리지 말고 릴을 두세 바퀴만 감은 상태에서 고패질을 더 해주는 게 좋다.
열기는 탐식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 마리가 먹이활동을 하면 다른 개체들도 경쟁적으로 달려드는 습성이 있다. 첫 입질 이후 조금만 기다리면 '후두둑'하는 느낌이 연달아 전해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잠시 후 더 이상 투둑거리는 느낌이 없을 때 릴을 감아올려 보면, 바늘마다 열기가 걸려 올라오는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열기가 마릿수로 올라오면 뒤처리를 하기보다는 재빨리 미끼를 갈아꿰고 선장의 지시를 기다렸다가 한번이라도 더 채비를 내려야 한다. 낚여 올라온 열기는 뱃전에 던져두었다가 포인트를 옮기는 시간에 쿨러에 넣으면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월간 바다낚시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