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실 위기 놓인 습지 · 모래톱 "산란처 파괴 부작용 심각"
낙동강 사업을 둘러싼 여러 쟁점 중 습지 훼손을 둘러싼 전선(戰線)에서도 정부와 반대론자들간의 공방은 거세다. 습지는 흔히 '생태계의 보고', '자연의 신장(腎臟)' 으로 불린다. 지구 해양생물의 60%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곳이자, 탁월한 오염정화 능력을 가진 점을 빗댄 표현이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낙동강 수계에서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된 습지는 모두 38개. 면적으로는 2천218만㎡에 달하며 이중 부산·경남은 21곳 418만㎡, 대구 경북은 17곳 1천800만㎡다. 이중 21곳(570만㎡)이 소실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환경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습지NGO네트워크 등 민간 환경단체의 분석에 따르면 낙동강 일대에서 4대강 사업 구간에 있는 습지는 모두 58곳이며, 소실 등 위협에 처한 경우는 38곳, 위험도가 매우 심각한 습지는 21곳에 이른다.
정부, "38개 중 21곳 소실"
환경단체 '축소 발표' 비난
"총 58개 습지, 38곳 위험"
환경단체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습지가 파괴되는 것을 감추기 위해 습지 현황부터 축소해 발표했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습지 훼손 여부는 민감하며, 특히 낙동강 하구의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하구습지란 점에서 더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낙동강 습지에는 수많은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들이 존재한다. 우선 조류 중엔 천연기념물이 고니와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등 20여종에 달하며 아비, 솔개, 알락꼬리마도요 등 환경부 지정 보호종 등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귀이빨대칭이(멸종위기 1급 무척추동물)와 물달팽이, 점박이물땡땡이, 노랑테콩알물방개 등 희귀 저서(底棲)무척추 동물들도 낙동강 사업 시작 전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래톱(하천 백사장)도 낙동강의 건강성을 지켜오는 핵심 역할을 해왔지만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상당부분 없어지게 됐다. 류승원 영남자연생태보존회장은 "낙동강의 잘 발달된 모래층은 물이 흐르면서 들락 날락 하면서 정화하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해왔다"며 "강 바닥 모래층에 여러 생물이 알을 낳아 왔는데 그걸 준설을 통해 없애 버리면 생태계에 얼마나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박진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