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진을 재발견하다 신진작가 포트폴리오] ① 삼락의 깃발 / 이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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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55세

이동문의 사진은 정직하다. 일종의 사진 도감으로 보이는 이동문의 사진은 서로 대면하게 되는 사진가와 대상(삼락의 농민들)과의 의식적인 만남을 기본으로 한다. 사진가와 대상이 서로 응시하면서 주고받는 가운데서 삼락의 농민은 자신의 일상 혹은 일터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동문은 가장 사진적인 시각과 시점으로 대상을 재현하고 있다.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부동과 침묵을 통해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삼락의 농민들이 평생 땅을 일구고, 그 삶의 흔적을 스스로의 육신에 새겨 넣은 삶의 정직함으로 말이다. 이동문은 이들의 정직한 삶을, 이 숭고한 삶을 가장 담담하게, 또는 정직하게 그려냄으로써 눈속임과 같은 시각적 표현으로는 드러낼 수 없다는 신념으로 삼락의 땅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동문의 사진이 시각적으로 일반 사진과 별로 차별점이 없어 보이는데 왜 작품으로서 인정을 받는 것일까? 이동문의 사진은 인물을 미화하고 이상화하는 일반 초상의 맥락에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초상 사진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사회적 초상 사진은 개인의 용모를 재현하고 이상화하는 사적 기능이 아니라, 해당 계급과 직업을 구성하는 용모의 집단적 특성을 기록하는 사진을 말한다. 따라서 사회적 초상 사진에서는 각 개인의 용모적 특성이 아니라 직업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동문의 사진이 도감적이고, 정직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농민들이 직접 가꾼 땅은 그대로 그들의 얼굴에 전이되고 있다. 우리는 그 얼굴들에서 삶의 진실을 목격할 수 있다. 볼품없는 옷차림, 검게 그을린 손, 늙은 나무 표피와도 같은 얼굴, 자글자글한 주름, 굽은 허리와 다리. 등뼈가 흔들릴 것 같은 쇠약한 몸은 마른 땅거죽과 닮았다. 그들은 평생 흙과 함께했을 것이며, 땀으로써 노동의 대가를 증언했을 것이다. 저들이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저 땅은 수십 년을 삽질과 호미질에 길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땅에서도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 그곳에서 농사일을 숙명으로 알고 한평생을 보낸 이들이 내몰릴 곳은 또 어디란 말인가. 이들이 사라지고 없는 삼락의 땅은 어찌 될 것이란 말인가.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지는 것은 비단 흙만이 아니다. 바로 저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힘겹게 살아온 농민들임을 사진은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공동기획: 부산일보·고은사진미술과




이동문 사진가


◇약력=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졸업(1994년), 4대강 시리즈 프로젝트 중 '목격자'(부산 오픈스페이스 배, 2011년), Local to Local-Busan in Taipei(대만 TCAC, 2011년), '미술은 현실이다'(대전 Space SSEE, 2011년) 외 단체전 다수 참여. 프리랜서 사진가.













박종현 평론가

◇약력=경일대 사진영상학과 졸업(2001년) 후 부산대학교에서 예술학 박사학위(2009년) 취득. 현재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 전임연구원, 부산대학교 박사후연수연구원(Post-Doc)으로 재직 중. 대표 논문 '디지털 사진 이미지의 표현과 사유방식에 관한 연구'. 저서 '사진, 시선과 담론'(2012년, 부산대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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