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국민 생선' 고등어의 모든 것
입력 : 2013-12-14 08:21:44 수정 : 2013-12-16 08:02:46
비단결 무늬 참고등어, 지방 함유량 알맞아 최고 식감

200년 전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 선생이 쓴 어류학서 '자산어보'는 고등어를 이렇게 설명한다.
"국을 끓이거나 젓을 담글 수는 있어도 회나 어포는 할 수 없다.… 제주 추자도 부근에서 5월부터 잡히기 시작해 7월에 자취를 감추며, 8, 9월에 다시 나타난다. 전남 흑산도 연안에서는 6월부터 잡히기 시작해 9월에 자취를 감춘다.… 밝은 것을 좋아하는 성질이므로 불을 밝혀 밤에 잡는다."
예로부터 우리 앞바다에서 많이 잡혔던 고등어는 지금도 국민들이 가장 즐겨먹는 '국민 생선'으로 불린다. 구이로 가장 많이 먹고, 조림이나 회로 먹기도 한다. 과거 오랜 시간 보관할 수 있도록 소금을 쳐서 가공해 먹었던 '간고등어'(자반고등어)는 지금도 유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고등어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가장 친근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고등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방 함유량 더 높은 대서양고등어
장거리 냉동수송으로 식감 떨어져
복부 검은색 반점 있는 점고등어
온대 수역 서식… 살 퍽퍽해 '하품'
대형선망수협 공급 국내산고등어
대부분 한반도 남해·서해서 어획
일본 태평양계군과 생활권 달라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절대 안전'
어획량·생물학 특징 등 제외한
구체적 연구 성과 아직 없는 셈
산란과 성육장, 이동 경로 등
자원관리 차원 연구 최근 본격화
■ 우리 고등어 어디서 잡힐까
대형선망수협은 최근 우리 앞바다에서 잡히는 고등어가 어디서 얼마나 많이 잡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도면)를 만들었다. 국내산 고등어가 방사능 오염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대형선망수협은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고등어의 90~95%가량을 어획한다.
선망수협은 올해 1~10월까지 잡힌 고등어의 해구별 어획량 통계를 집계했다. 500t 미만의 소량이 잡힌 해구는 제외하고, 501~1천t은 '중량', 1천1t~1만t은 '대량', 1만1t 이상은 '특대'로 나눴다.
선망수협 한창은 지도과장은 "고등어가 주로 잡히는 곳은 예나 지금이나 제주도 연근해와 서해다"며 "부산 먼바다에서도 제주도 쪽에서 조업을 하고 돌아오는 배들이 투망을 해 일부 잡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임권 조합장은 "일본 앞바다에 서식하는 태평양계군과 우리 앞바다에 사는 대마계군 고등어는 생활 권역이 다르다. 남해와 서해에서 잡히는 고등어는 매우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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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 중인 고등어. 부산일보DB |
■ 우리 바다, 우리 고등어를 말한다고등어는 따뜻하고 깨끗한 물(10~20도·최적 수온 15~19도)을 좋아하는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이다. 회유성 어종으로 바다의 표층과 중층 수심 200m 이내에서 무리지어 다닌다. 만 1년 만에 25~30㎝까지 자라고, 2년이면 성숙해 최대 40㎝까지 자란다. 수명은 약 6년이다. 정어리와 전갱이 등 소형어류와 새우, 동물성 플랑크톤 등을 먹고 산다.
우리 전 해역에 분포하지만 남해안에 특히 많이 서식한다. 5~7월께 산란해 제주도 근해에서 주로 서식하며, 일부는 북상했다가 9, 10월에 월동을 위해 제주 쪽으로 다시 남하한다. 이에 따라 제주도 주변 해역에서는 연중 어획되며, 가을철에는 서해에서 많이 잡힌다. 산란기인 5월에는 어획량이 가장 적고, 이후 어획량이 점차 증가해 10, 11월 성어기를 이룬다.
고등어는 전 세계 아열대, 온대 수역에 광범위하게 서식한다. 특히 동중국해와 우리 남해, 중국 연안, 일본 전 연안과 오키나와에 널리 분포해 전 세계 고등어 어획량의 40% 이상(유엔식량농업기구 2010년 통계)을 한·중·일과 대만 등이 잡는다.
■ 고등어에도 '격'이 있다우리가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고등어는 고등어(참고등어), 망치고등어(점고등어), 대서양고등어(주로 노르웨이에서 수입)가 있다. 대서양고등어는 최근 노르웨이, 영국으로부터 수입량이 증가해 대형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참고등어와 점고등어, 대서양고등어는 생김새와 맛에 차이가 있다. 우선 참고등어는 등에 비단결 무늬가 선명하며 복부는 은백색을 뚜렷하다. 점고등어는 참고등어와 비슷하지만 복부에 검은색 반점들이 퍼져있다. 점고등어는 참고등어보다 약간 더 높은 수온을 좋아하기 때문에 참고등어 서식지보다 다소 아래 해역에 살지만, 해류를 따라 올라오기 때문에 우리 제주도 연근해에서 참고등어와 함께 잡힌다. 일본은 일본 남동쪽 해역으로 쿠로시오 난류가 올라오기 때문에 우리보다 점고등어의 어획 비율이 높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고등어라고 부르는 참고등어는 가을과 겨울이 제철이다. 낮은 수온으로 지방 함유량이 많아지고 살이 올라 고소하기 때문이다. 점고등어는 참고등어보다 따뜻한 수온에 살기 때문에 지방층이 얇고 맛도 퍽퍽해 선호도가 떨어져 하품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전통시장 등에서는 참고등어와 점고등어가 섞여 팔리기 때문에 잘 구분해 구입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일본산, 중국산, 대만산 수입 참고등어와 점고등어는 우리 연근해산과 조업 구역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같은 종류라고 보면 된다.
한편 대서양고등어는 등에 청록색 얼룩말 무늬가 굵고 선명하며 복부는 하얗다. 참고등어보다는 더 차가운 물에 살기 때문에 지방층이 더 두꺼워 더욱 고소하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참고등어와 대서양고등어의 지방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참고등어는 100g당 평균 10g, 노르웨이산 대서양고등어는 평균 16g이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지방함량이 너무 많으면 느끼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선호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또 노르웨이산 수입 고등어의 경우 먼 거리에서 냉동 상태로 들여오기 때문에 국내산 생고등어에 비해 식감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우리 고등어 연구 본격 시작우리 고등어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기 위한 연구작업도 본격화됐다. 고등어는 봄철 제주도 주변 해역에서 산란하고 산란된 알과 치어는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제주도 주변 및 남해안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산란장소와 이동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고등어의 산란과 성육장, 이동 경로, 먹이 사슬 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가 끝나면 고등어 보호구역 설정, 어획 면허구역 설정 등을 통해 체계적인 고등어 자원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수산과학원 자원관리과 강수경 박사는 "고등어는 멸치, 오징어와 함께 우리 앞바다에서 가장 많이 잡히고 국민들이 가장 많이 즐겨먹는 어종이지만 지금까지 어획량이나 생물학적 연구에 머물렀고 산란, 성육, 이동에 대한 실질적인 연구가 없었다"며 "한·중·일이 공동으로 어획하고 있는 자원인 만큼 고등어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작업은 국가 간 자원관리 협상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