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 솟은 '한국 금융의 미래'… 이제는 '알맹이' 채우기 나설 때
부산금융중심지 활성화 현안 및 과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준공식이 22일 오전 부산 문현금융단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신제윤 금융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 김정훈 국회의원, 각 금융기관 대표 등 각계 인사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경현 기자 view@22일 부산 금융중심지의 랜드마크인 BIFC(부산국제금융센터)의 준공식에 박근혜 대통령까지 참석하면서 금융중심지 부산의 화려한 서막을 대내외에 알렸다.
그러나 해양·선박 금융의 핵심인 해운보증기구 설립이 차질을 빚게 될 위기에 처해 부산의 금융중심지는 새 출발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또 국제금융센터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외국 금융기관은 단 한 곳도 입주를 하지 않고, 대부분 공공기관만 들어옴으로써 빛을 바라는 등 금융중심지 부산의 갈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착공 4년 만에 공식 준공
서울 여의도와 함께
금융중심지 '양대 축'으로
기재부 예산안 잇단 부결
해운보증기구는 좌초 위기
출발부터 난관 봉착
외국계 금융사 유치 실패
국내 민간기관도 전무
불안한 미래 우려 목소리
■대선공약 해운보증기구 좌초될 위기에
지난 2월 정부가 '해양·선박금융 강화 종합대책'으로 발표했던 해운보증기구 설립 방안이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
22일 부산시, 기획재정부,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해운보증기구 설립을 위한 내년도 정부 예산 1천억 원이 기재부 심의에서 잇따라 무산된 것.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 지난 6월21일 1차 심의, 지난 8일 2차 심의에서 잇따라 해운보증기금 예산 1천억 원을 부결(미편성)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인 3차 심의는 다음 주 내에 계획돼 있다.
해운보증기구의 설립 재원은 약 5천500억 원으로 정부가 2천700억 원, 민간이 2천800억 원을 5년 간 순차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돼 있다. 우선 첫해인 내년도에 정부가 1천억 원을 지원하기 위해 관계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예산안을 기재부에 올렸으나 기재부가 단 한 푼도 편성하지 않은 채 1~2차 심의에서 부결시켰고, 3차 심의에서도 심의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의 예산안 편성에서 배제된다해도 연말 국회에서 일부 예산안이 조정될 수 있지만 1천억 원이라는 큰 금액이 여야 합의로 갑자기 편성되기는 현실상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운보증기구는 당초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립 대신에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했던 해운보증기금 성격이다. 정부와 청와대는 지난해 선박금융공사의 설립을 촉구하는 부산지역 민심이 들끓자 대안으로 해운보증기구를 설립키로 하고, 민심을 가라앉혔다.
지난 2월 정부는 해양·선박금융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해 이 같은 해운보증기구 설립방안을 확정하고, 지난 5월 금융위에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의 향후 추진계획 발표에 이어, 지난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 '설립준비단'을 결성했다. 오는 12월 해운보증기구는 개소될 예정이다.
해운보증기구의 예산안이 미편성될 위기에 처하자 부산시는 기재부, 금융위, 지역 국회의원 등을 방문하면서 예산안 편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가 대통령 공약사항의 대안으로 제시했던 정책마저도 발표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뒤집는 형국"이라면서 "관계부처인 금융위, 기재부 등 정부당국에서는 예산 편성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보증 전문기구의 설립이 필수적인데, 정부의 지원 방안도 서로 손발이 맞지 않고 있다. 정부가 과연 육성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외국 금융기관 없는 국제금융센터 갈 길 멀어
BIFC는 국제금융센터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외국 금융기관이 단 한 곳도 입주하지 못했다. 외국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국내 민간 금융기관의 입주도 사실상 전무하다.
BIFC에는 대부분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공공기관밖에 없다. 부산의 금융중심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길을 가야할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산시는 외국 금융기관과 국내 민간 금융기관의 유치를 위해 노력한다고 하지만 시의 전략 부재는 심각하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는 금융산업이라는 고부가가치, 글로벌 비즈니스를 공무원의 잣대로만 생각해 유연성이 떨어지고, 글로벌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것.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 금융기관, 국내 민간 금융기관의 유치를 위해서는 그들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시는 현재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만을 동원해 국내 금융 공공기관이나 민간 금융기관에 입김을 발휘하는 게 전부"라고 혹평했다.
이전 공공기관 한 관계자도 "거주, 교육, 교통, 문화 등 부산의 인프라가 서울에 비해 떨어지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부산만의 지원 메리트가 필요한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부산시는 그럴 의지도, 능력도 부족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