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시민 안전 지킨다] ⑥ 빅데이터 재난·범죄 대응 시스템 절실
예고 없는 재난·범죄… 소셜미디어는 이미 알고 있다
지난 8월 25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3동의 한 경로당이 시간당 150㎜의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인근 산에서 쏟아져 내린 흙더미로 붕괴됐다. 부산일보DB부산의 재난 대응 시스템은 전문인력 부족 등 물리적 한계와 기관별 업무·정보 협조체제 부실로 인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주는 재난사고에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다. 범죄 예방활동도 인력 순찰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부산지역 범죄 발생 건수는 최근 증가추세에 있다.
이 때문에 빅데이터가 접목된 재난·범죄 대응 시스템은 현재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관별 정보를 통합 분석해 보다 효율·체계적으로 재난과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재난 취약지 피해 지속 발생
부산 지역 범죄 발생률 높아
빅데이터 예측 시스템 구축
기관 유기적 협력·대응해야
■인력 부족 등 물리적 한계
지난 8월 25일 부산에 시간당 150㎜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부산시의 재난 대응 시스템은 전문인력과 긴급전화 부족 등 물리적 한계를 드러내며 피해를 키웠다.
현재 부산 16개 구·군의 재난 취약시설물 1만 1천790곳을 관리하고 있는 시설직 공무원은 고작 41명이다. 공무원 1명이 재난 취약시설 288곳을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또 행정 최일선에서 주민들과 접촉하는 동사무소가 주민자치센터로 바뀌면서 동네 구석구석 사정을 잘 아는 현장 근무인력도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 8월 25일 북구 구포동에서 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경로당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전문인력 부족으로 재난 취약시설의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형 재난 발생 시 필요한 긴급전화는 촌각을 다투는 급박한 시간에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다. 긴급전화는 한 번에 연결 가능한 회선이 16개 선이어서 수십 명이 동시에 사용하면 연결이 지연된다. 실제로 8월 폭우로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가 침수돼 2명이 숨진 사고도 긴급전화가 제 역할을 못해 시간이 허비되면서 일어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사전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재난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면 물리적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재난 관련기관들이 부산의 폭우를 전후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이상 징후를 분석해 예방에 나서고, 실시간으로 뜨는 폭우 피해 상황을 분석해 적재적소에 인력 투입 등 대처에 나섰다면 피해규모를 줄 일 수 있었을 것이란 평가다.
■따로 노는 재난 관련기관들
부산의 재난 대응 시스템은 각 기관들의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고 보고 및 업무체계도 통합되지 않고 혼란스러워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가 지난달 18일 개최한 '재난관리체계 재정립 방안 정책 토론'에서도 현행 재난 대응 시스템은 일사불란한 지휘 및 보고체계 미구축, 안전정책과 재난안전과 원자력안전실 등 안전 관련부서의 난립, 컨트롤타워 부재 등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 지난 8월 초 전국 최초로 재난 관련기관들의 유기적 협력을 위해 구성한 통합안전협력팀은 8월 25일 쏟아진 '물 폭탄'에 정보 공유는커녕 소속 기관에 업무지시도 내리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이 재난상황 시 활용하는 주력 시스템인 'U- 방재시스템'은 일선 구·군 12곳이 운영 중인 CCTV 관제센터의 데이터, 재난 위험시설에 부착된 각종 위험 감지 센서, 각 기관이 보유한 재난 관련정보 등 다양한 정보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방서, 경찰 등 각 재난 관련기관들의 다양한 데이터와 소셜미디어, 인터넷 등에 누적된 빅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면 기관들의 유기적 협력은 물론 실시간으로 재난에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은 여전히 범죄 취약지역
부산지방경찰청은 범죄 취약지역에 CCTV를 확충하고 경찰력을 보강하는 등 범죄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부산은 여전히 범죄 취약지역에 못 벗어나고 있다.
7일 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부산의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2010년 3천846건, 2011년 3천960건, 2012년 4천105건으로 증가추세다. 이는 전국의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2010년 3천750건, 2011년 3천750건, 2012년 3천817건)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부산에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인력 순찰 중심의 범죄 예방활동만으로는 지역의 수많은 우범지역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경찰의 주된 범죄 예방활동은 범죄 취약지역에 대한 도보 및 차량 순찰, 자율방범단체 공동 순찰 등 지역 주민들과의 협력, CCTV 및 비상방범벨 설치에 머물러 있다.
최근 경찰은 범죄 발생 유형과 같은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지도를 만드는 등 데이터를 활용한 범죄 예방에도 나서고 있으나 현재까진 활용성이 떨어지고 있다.
신라대 김순석(법경찰학부) 교수는 "경찰이 범죄 발생 유형 등 기존 정형화된 데이터와 소셜미디어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면 보다 효과적인 범죄 예방이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 LA 경찰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소셜미디어 등 정보를 통해 용의자를 찾아내는 범죄 예측 프로그램을 운영해 범죄 감소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경·김 형 기자 moon@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