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FLY 2017' 참관기] 한·아세안 젊은이들, 영화 통해 '비상' 꿈꾸다
입력 : 2017-12-06 19:02:01 수정 : 2017-12-06 23:12:07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6회 족자-넷팩 아시아영화제에 공동제작작품을 출품한 FLY 교육생들이 관객과의 대화(GV)에 참여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제공아시아 영화의 중심에 한국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지난달 20일부터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한-ASEAN 차세대영화인재육성사업 FLY 2017'은 아시아 11개국의 젊은 영화인을 영화로 한데 모으며 지난 3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012년 첫선을 보인 'FLY(Film Leaders Incubator)' 사업은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등 11개국의 신진 영화인을 매년 발굴해 국제공동제작을 위한 네트워크를 다지는 단편영화제작 워크숍 및 멘토링 프로그램. 올해는 11개국 21명의 젊은 영화인들이 모여 영화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11개국 영화인 21명 참가
2주간 소통과 배움의 장
송일곤 감독 등 강사 참여
졸업작 해외영화제 첫 출품
■해외영화제 무대에 당당히 올라
올해 FLY가 예년과 다른 점은 졸업 작품이 해외 영화제 무대에 오른 것이다. FLY 교육생은 졸업하자마자 큰 경력을 하나 쌓는 셈이다. 지난 1일 개막한 제16회 족자-넷팩 아시아영화제에서 이들 졸업생이 만든 단편 '모래와 바다(the Sand&the Sea)'와 '좋은 음식, 좋은 경치 그리고 좋은 00(Good Food, Good Sight Good ---)' 등 2편이 CGV 족자카르타에서 공개돼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9월부터 2개월간 온라인을 통해 시나리오 작업을 마친 'FLY 2017' 참가자 21명은 지난달 20일부터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합숙하며 2주간에 걸쳐 대본 수정과 촬영, 후반 작업을 펼쳤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오직 그대만'의 송일곤 감독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의 럭키 쿠스완디 감독이 지도를 맡았고, 최은서·스티브 M 최·피터 기 리 편집감독, 김준석 음악감독 등이 촬영 및 후반작업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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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제를 즐기고 있는 FLY 교육생들. |
영화제에 참가한 차세대 영화인들은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베트남 출신의 리퀸안(25) 씨는 "지난 5년간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지난 열흘간 배운 게 더 많은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싱가포르에서 촬영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옹웨이팅(24) 씨는 "보다 넓은 영화산업을 겪어보고 시나리오를 쓰고 싶어 참여했는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열린 졸업식 및 송별회는 시상식도 겸했다. 베넥스 어워드는 필리핀의 진 체리 디존 타그야몬(22) 씨와 인도네시아의 헬레나 로렌티아(23) 씨가 받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운영 중인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 티켓은 필리핀의 칼 아드리안 차베즈(23) 씨에게 돌아갔다. 동서대에서 2년간 영화를 배우기도 했던 로렌티아 씨는 "인도네시아 영화산업에 큰 역할을 할 계획이어서 한국 영화산업에 미안하다"고 수상소감을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영화로 아시아가 뭉친 시간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11개국의 젊은 영화인이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바탕으로 영화로 어우러진 것은 대단히 의미깊은 경험이 됐다.
지도를 맡은 송일곤 감독은 "마지막 일주일간은 밤샘하다시피 해 영화를 만들었다"면서도 "아시아 각국에서 온 영화인들이 협력해 영화를 만드는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마스터클래스에 나섰던 영화사 봄의 설립자 겸 대표 프로듀서인 오정완 대표는 "다양한 국적의 젊은 영화인들이 네트워크를 다지며 소통하는 것이 참 보기 좋다. 한국 학생들도 보다 많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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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Y 교육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영화 관련 이야기를 들려준 가린 누그로호 감독. |
해외 영화인들도 FLY 사업에 힘을 보탰다. 마스터클래스를 맡은 인도네시아의 유명 감독 가린 누그로호(56) 감독은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1900년에 지어진 인도네시아 전통 가옥엔 전시관까지 갖춰져 있었다. 그는 "차세대 아시아 영화를 이끌 영화인들에게 완성된 지 일주일 된 전시관을 첫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웃음 지었다.
내년 사업 개최를 염두에 두고 참관하러 온 드네쉬 파스라수람 싱가포르 영상위원회 부위원장은 "내년 싱가포르에서 FLY를 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매년 11월 열리는 싱가포르국제영화제에서 FLY 졸업생들이 세계 각국의 관객을 만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도 대단히 컸다. 서울에서 영화를 전공 중인 김벼리(23) 씨는 "한국에선 아시아 영화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편인데 영화에 대한 이들 영화인의 지식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최윤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은 "FLY는 한국과 ASEAN 간 문화교류의 핵심이 되고 있다. 부산이 영화산업에서 자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국제 공동제작현장의 중심이 될 필요가 있다. FLY와 연계하고 부산아시아영화학교와 접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족자카르타(인도네시아)=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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