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등어 맛 왜 이래?” 이미지 망치는 망치고등어
배에 무늬가 없는 참고등어(왼쪽)와 거뭇한 반점 무늬가 있는 망치고등어.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가족 반찬으로 생선구이를 즐겨 준비하는 주부 김 모(42) 씨는 얼마 전 고등어를 요리해 먹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신선해 보이는 국내산 고등어를 사 왔는데도 유난히 살이 무르고 식감도 퍽퍽했기 때문이었다.
김 씨가 구입한 고등어는 망치고등어일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다 같은 고등어라고 여기기 쉽지만, 현재 시장에서 살 수 있는 고등어는 고등어(참고등어), 망치고등어, 대서양고등어(주로 노르웨이에서 수입) 등이 있다.
참고등어 비해 무르고 맛 떨어져
싼값에 대부분 미끼·사료로 소비
최근 어획 늘자 일부 식용으로 판매
“명확히 구분해 판매할 필요” 지적
우리나라 연근해에서는 대부분 참고등어가 잡히고 일부는 망치고등어다. 참고등어 배 쪽은 무늬가 없이 깨끗한 은백색을 띠지만, 망치고등어는 작은 회흑색 반점이 산재해 점고등어나 점박이고등어로도 불린다. 망치고등어는 참고등어에 비해 따뜻한 해역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살이 다소 무른 편이고, 지방 함량도 적어 참고등어보다 맛이 떨어진다고 평가받는다.
참고등어는 제철인 겨울에 지방 함량이 많아지면서 한층 고소한 맛을 내지만, 망치고등어는 가을을 지나면서 지방 함량이 떨어지고 비린 맛도 심해진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망치고등어는 식용보다는 대부분 미끼나 사료로 소비되고, 그만큼 가격도 낮다. 실제 지난해 참고등어 산지 자격은 ㎏당 평균 2541원인데 비해, 망치고등어는 1039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고등어류 생산량은 21만 5916t으로, 1년 전보다 87.3%나 급증했다. 이 중 참고등어가 14만 1512t으로 전년 대비 36.2% 증가한 데 비해, 망치고등어는 전년 대비 6배 이상 많은 7만 4404t이 잡혔다. 전체 고등어류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이같은 현상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돼 지난 1월엔 망치고등어 생산량이 참고등어의 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잡힌 망치고등어는 상당 부분 아프리카 국가 등지로 수출해 소진된 것으로 분석되지만, 일부는 대형마트나 전통 시장 등을 통해 식용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망치고등어 어획량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면서, 향후 식용 공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두 고등어를 구분하지 못하고, 참고등어와 비슷한 가격에 망치고등어를 사 먹게 된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도 판매자가 망치고등어를 고등어로 표기해 팔더라도 원산지 표시 기준 등만 정확히 이행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이 꾸준히 느는 등 고품질 수산물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망치고등어 식용 공급 확대는 소비자 요구에 역행하고, 국산 고등어 선호도와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망치고등어에 대한 별도의 HS 코드(무역거래 상품 품목분류 코드)가 없어, 고등어 수출입 통계에서 수출이 과다 계상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수산업관측센터 대중어관측팀 강효녕 연구원은 “국산 고등어의 안정적인 소비시장을 유지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소비 시장에서 참고등어와 망치고등어를 명확히 구분해 판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