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PK 국회의원 16명, ‘자천타천’ 지자체장 ‘눈독’
‘벌써 16명.’
자천타천으로 내년 6월 광역·기초단체장 선거 출마자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소속 부산·울산·경남(PK) 현직 국회의원 수이다. 전체 40석의 PK 의석 중 국민의힘 몫 32석의 절반인 16명이 내년 지자체장 선거 도전 의사를 갖고 있거나 출마 제의를 받는 셈이다.
우선 부산에선 3선 이상 중진 4인방의 출마가 예상된다. PK 최다선인 서병수·조경태(5선) 의원과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비중이 높아진 장제원·김도읍(3선) 의원이 그들이다. 오거돈 전 시장 직전에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부산진갑) 의원은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출마설이 계속 흘러나온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후보 중앙선대위원장을 지낸 조경태(사하을) 의원도 “기회가 되면 (부산시장에)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핵심 측근인 김도읍(북강서을) 의원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고,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의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장제원 의원은 지역구(사상) 내에서 출마 제의를 많이 받고 있다. 이들 4명 중 최소한 2명 이상은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진다.
32명 중 절반이 준비 또는 고심
부산은 서병수 등 ‘중진 4인방’
울산엔 김기현 ‘설욕전’ 가능성
경남, 경남지사·창원시장에 관심
정당 지지도·정권 교체 바람 등
‘떼어 놓은 당상’ 분위기에 적극적
울산에서도 현역 의원들의 거취가 주목된다. 이준석 대표에 이어 국민의힘 ‘넘버 2’인 김기현(남을) 원내대표가 1차 관심 대상이다. 본인은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를 노리고 있지만 주변에선 ‘설욕전’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는 2018년 울산시장 선거 때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나서 송철호(민주당) 현 시장에게 패했다. 이준석 대표의 비서실장인 서범수(울주) 의원과 윤석열 대선 후보와 친한 박성민(중) 의원도 울산시장 출마 요구를 받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이채익(3선·남갑) 의원도 울산시장 자리에 대한 의욕이 강하다.
경남에선 경남지사와 창원시장 출마설이 많다. 우선 3선인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과 재선인 박완수(창원의창) 윤한홍(창원마산회원) 의원은 경남도지사 출마를 본격 준비 중이다. 재선인 강기윤(창원성산) 의원은 창원시장 도전 의지를 다지고 있고, 제5회 경남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김두관 당선인에게 패했던 이달곤(창원진해) 의원도 창원시장 출마설이 나돈다. 신문사 정치부 기자와 국회 대변인 출신인 초선의 최형두(창원마산합포) 의원 역시 창원시장 출마를 놓고 고심 중이다. 3선의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경남지사 출마 의사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경남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주목받는 인물은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이다. 두 번의 경남지사를 거쳐 3선 국회의원인 김 의원은 본인의 의도와 무관하게 경남지사 출마 요구를 많이 받는다.
대부분의 국민의힘 PK 의원들은 내년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 대비해 지지 조직을 만들거나 현장 득표활동과 전화 돌리기 등 공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면 본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지방선거 6개월 전인 2017년 12월 26~27일 부산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자유한국당의 부산 지지율이 19.8%였고 더불어민주당이 49.6%였던데 반해 리얼미터·YTN의 지난 1~5일 조사에서 국민의힘 PK 지지율은 50.8%이고 민주당은 21.8%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 지지도, 정권 교체 요구 비율 등 모든 여건이 국민의힘에 우호적이어서 현역 의원들이 지자체장 선거에 적극적인 셈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국회의원의 권한이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지자체장들은 각종 인허가와 인사 등의 권한이 있어 금배지를 떼고 지방선거에 도전하려는 국회의원들이 급증하는 셈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