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구 열림 아시아나항공 대응 부적절…승객 신병 바로 확보하지 못해”
지난 5월 26일 발생한 비상구 개문 사고
승객 위험행위 감시소홀에 초동대응 미흡
국토부, 아시아나에 과태료와 시정조치
지난 5월 26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대구공항 상공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비상구 열림 사고 때 아시아나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객실 승무원들은 승객의 위험 행위를 감시하는 데 소홀했을 뿐만 아니라, 비상문이 열린 경위를 잘못 판단하는 등 대응이 미흡했다는 것이 국토부의 판단이다.
27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아시아나 보안사고 조사 결과’'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아시아나항공의 당시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보고 아시아나항공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 조치 및 불법행위 발생 방지를 위한 개선 권고 처분 등을 내렸다.
앞서 지난 5월 26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승객이 비상구를 열어 비상구가 열렸다. 이 승객은 구속됐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여객기 착륙 직후 문을 연 승객의 신병을 즉각 확보하지 않았고, 불법 행위를 알고 있었는데도 당국에 늑장 보고했다고 국토부는 지적했다.
사건 당시 문을 연 승객 이모씨와 같은 열에서 불과 3m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객실 승무원은 이씨의 비상문 조작 사실을 즉각 인지하지 못했다. 승무원은 당시 비상문이 오작동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안전 운항을 위해 승객의 동향을 감시해야 한다’는 업무교범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의적인 업무상 과실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A321 기종의 비상문 잠금장치가 이씨가 앉은 자리에서 왼손을 조금만 움직여도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 이씨 옆자리 승객들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만큼 개문 행위가 순간적으로 이뤄졌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다.
국토부는 또 착륙 직후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즉각 이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여객기가 낮 12시 37분께 착륙한 직후 기내에 있던 의사로부터 진료받았다. 이 의사는 오후 1시 1분께 여객기에서 내리며 ‘내가 비상문을 열었다고 혼자 중얼거렸다’고 이씨의 말을 전달했다.
여객기 사무장은 대구공항 지점 사원을 무선으로 호출했으나, 이 사원은 부상 승객을 수습하는 바람에 즉각 응답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는 공항 청사 외부에 10여분간 머물다가 동행한 아시아나항공 지상직 직원과 대화하던 중 범행을 자백해 경찰에 넘겨졌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이씨가 비상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오후 1시 1분∼10분 세 차례에 걸쳐 듣고도 이를 당국에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 국토부 보안 담당자가 처음 보고받은 것은 이로부터 1시간여가 흐른 오후 2시 14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