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호 마케터 “상품 소비 과정서 희열 느낀 팬 1명이 평생 11명 몫”
16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특강
‘팬덤 마케팅’ 주제 소비자 정보 강조
“브랜드에 강력한 지지자 확보 중요”
“비즈니스의 핵심은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고, 지지하고, 오래가길 바라는 사람이 내외부적으로 몇 명이 되느냐입니다.”
문영호 마케터는 지난 10일 부산롯데호텔 3층 펄룸에서 열린 ‘제16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2학기’ 특강을 통해 팬덤 마케팅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문 마케터는 현대 사회가 공급과잉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정보’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소비자들은 정보를 소지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불친절을 경험하면 주변 가까운 지인들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수준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포털에 후기를 달거나 자신의 SNS에 관련 글을 올리기도 하며 보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유튜브에 영상으로까지 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마케터는 이처럼 달라진 소비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희열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차별화를 기본값으로 고객 만족을 기치로 사업을 하고 있다”며 “고객 경험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각 회사가 CS(고객 서비스)교육에 몰두하는 시대”라고 전했다. 이어 “여기서 나아가 고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즐거움과 희열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모두가 이야기하는 만족만으로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실시한 고객 만족도와 재구매의 상관 관계를 연구한 결과를 언급했다. 그는 “벤츠 차량에 만족한다고 답한 그룹의 29%만이 재구매로 이어졌다”며 “결국 만족한다고 설문에 대답했지만 실제는 70% 이상이 다른 자동차 회사 차량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문 마케터는 이어 “하지만 희열을 느꼈다고 답한 그룹에서는 89%가 재구매로 이어졌다”면서 “벤츠가 그래서 알다시피 자동차만 잘 만드려고 하는 게 아니라 외적인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희열의 경험을 겪은 소비자는 충성 고객, 즉 팬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하면서 팬 한 명의 역할에 대해 “상품 소비 과정에 예상치 못한 희열을 느낀 충성 고객 1명은 평생 11명의 보통 고객 몫을 한다”고 부연했다.
문 마케터는 예로 중국 전자기기 제조업체 샤오미를 꼽았다. 그는 “흔히들 ‘대륙의 실수’라고 하는 샤오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도 있지만 ‘미펀’이라는 팬 클럽이 있다”며 “샤오미는 회사 창립 기념일이면 팬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자리를 제공했다. 결국 이러한 강력한 팬덤은 주변 지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1시간 30분가량 열띤 강연을 이어간 그는 말미에 지칠 법도 했지만 재차 마이크를 고쳐잡으며 “소비자는 항상 합리적·이성적이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최근 소비 트렌드가 팬심으로 자리 잡은 만큼 내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들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문 마케터는 서울 여의도초등, 부산 수영중, 동천고를 졸업한 뒤 호주 시드니대학교에서 마케팅을 전공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