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이모티콘… 갈 길 먼 PK 원외 '얼굴 알리기' 분주
총선 90일 전 인지도 높이기에 올인
홍순헌, 선거사무소에 '홍다방' 차려
정호윤, 텔레그램 '호윤티콘' 출시도
이수원·이영풍, 유머 동영상 등 공개
술집 투어·피켓 홍보 등 방법 다양해
22대 총선이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산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 신인과 원외 인사들이 ‘자기 PR’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인 이미지로 이모티콘을 제작하는가 하면 선거사무소에 다방을 차리고, 유머 동영상까지 만드는 등 총선을 앞두고 인지도 확장에 주력하는 원외 인사들의 열기가 뜨겁다.
해운대갑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인 더불어민주당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은 아예 이색 카페를 선거사무소에 차렸다. 카페 이름은 그의 성을 딴 '홍다방'이다. 여기에 홍다방 앞에 '410 소원성취'가 붙어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뜻을 녹여냈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사무소에 민주당 상징색인 푸른색을 사용한 카페 공간을 차려 언제든 구민과 차담을 나누는 소통 중심의 정치인이 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홍 전 청장은 구청장 재임 시절 구민과의 접점을 무엇보다 앞세우며 구민 친화적인 인사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보수세가 강한 해운대갑 지역에서 홍 전 청장의 본선 진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부산진갑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브이로그(V-LOG)와 유튜브 영상으로 구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최근 SNS에 직접 제작한 ‘셀프 디스’ 유머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영상엔 본인의 일상 브이로그 영상에 달린 유일한 한 줄 댓글인 “노잼”을 바라보며 슬퍼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면서 ‘이수원 시즌2가 시작될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춤을 추고 선글라스를 쓰는 모습을 담았다. 그는 “무겁기만한 정치인이 아닌, 참신하고 재밌는 정치인의 모습으로 구민들과 소통하는 인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하을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민 국민의힘 정호윤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은 이모티콘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따서 만든 이른바 텔레그램 ‘호윤티콘’이다. 정 전 행정관은 본인을 더 알릴 수 있도록 이 같은 이모티콘을 제작했다. 이모티콘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 옷을 입은 정 전 행정관이 ‘부르면 달려가요’, ‘가짜뉴스 안돼!’ 등을 외치는 9가지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1979년생인 그가 이모티콘을 통해 40대 ‘젊치인’의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진중한 청년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한편, 구민들에게 조금 더 재미있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이모티콘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부산 서·동구 출마 채비에 나선 국민의힘 이영풍 전 KBS 기자는 유튜브 쇼츠 등을 통한 ‘물량 공세’로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그는 지역구 순회 중 지역민과 나눈 대화나 재미있는 해프닝 등을 편집해 영상으로 올리고 있다.
해운대을 탈환을 목표로 하는 민주당 윤준호 전 의원은 낮 시간대는 물론 저녁에도 지역 곳곳을 전전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인적 네트워크로 저녁 시간대 지역구 식당과 술집 ‘투어’를 하며 지역 민심을 거둬들이고 있다. 기장군의 돈키호테를 자처한 국민의힘 권우문 전 부경대 교수는 연일 ‘국회의원 특권 폐지’가 적힌 피켓을 들며 지역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이색적인 행보는 원외 인사 상당수가 현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재미있는 영상과 독보적인 색채로 민심을 자극, 인지도 확장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 신인과 원외 인사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해 밤낮으로 발품을 더 팔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들 모습이 지역 구민들에게 긍정적으로 각인될지는 모두 개인 역량에 달렸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