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vs 신네르, 26일 호주오픈 테니스 4강서 격돌
조코비치, 호주오픈 단식 연승 신기록 도전
신네르는 조코비치와 맞대결서 2승 ‘자신감’
올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총상금 8650만 호주달러·약 761억 원) 남자 단식 4강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얀니크 신네르(4위·이탈리아)가 맞대결한다.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조코비치와 신네르의 4강전 경기는 결승전 못지않게 팬들의 관심을 끄는 '빅 매치'다.
일단 커리어로만 놓고 보면 조코비치가 압도적이다. 그는 호주오픈에서만 10번 우승했고, 최근 호주오픈 33연승을 질주 중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대회 3연패를 달성한 조코비치는 2022년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문제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2023년 정상을 되찾았다. 불참한 2022년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근 4년 연속 우승과 다름없다.
특히 조코비치로서는 메이저 단식 25회 우승 기록을 세우기에 이번 대회가 가장 좋은 기회다. 다음 메이저 대회인 5월 프랑스오픈에는 최근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롤랑가로스 무대를 벼르고 있고, 7월 윔블던은 지난해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2위·스페인)에게 패한 기억이 있다.
무엇보다 1987년생 조코비치로서는 시간이 자신의 편이 아니라는 점에서 25승 달성은 이를수록 좋다. 1981년생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가 마지막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6년 전인 2018년 호주오픈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조코비치도 올해가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4강 상대 신네르는 2001년생으로 조코비치보다 14살 젊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이번 대회와 지난해 윔블던 4강이다. 조코비치와 상대 전적은 2승 4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말 조코비치를 상대로 2승을 거둬 자신감이 한껏 올라왔다.
지난해 1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파이널스 조별리그에서 2-1(7-5 6-7<5-7> 7-6<7-2>)로 이겼고, 같은 달 데이비스컵에서도 신네르가 2-1(6-2 2-6 7-5)로 승리했다. 특히 데이비스컵에서는 같은 날 단식에 이어 복식에서도 신네르가 이겨 하루에 조코비치를 상대로 2승을 따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조코비치는 결승전을 생각하면 신네르와 4강에서 체력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신네르는 8강까지 5경기를 모두 3-0 승리로 끝냈다. 그는 23일 준준결승에서 안드레이 루블료프(5위·러시아)도 3-0(6-4 7-6<7-5> 6-3)으로 완파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8강까지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는 만나지 않은 가운데 3-1 승리 세 번, 3-0 승리를 두 번 기록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5경기를 치르면서 15시간 9분을 뛰었고, 신네르는 11시간 22분으로 차이가 난다.
조코비치가 지난해 우승했을 때 7경기에서 17시간 35분을 소화한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올해 4강까지 오르는 과정이 2023년 호주오픈과 비교해 다소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조코비치는 2021년에도 8강까지 15시간 넘게 뛰고도 우승한 바 있다.
신네르는 23일 8강 승리 후 인터뷰에서 “이런 큰 대회에서 세계 1위 선수를 상대하게 돼 기쁘다”면서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매 순간 100%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신네르와 4강에서 이기면 호주오픈 단식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운다. 모니카 셀레스(은퇴·미국)가 1999년 33연승을 달성한 바 있다. 메이저 대회 전체로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은퇴·미국)가 1988년 윔블던에서 세운 47연승이 기록이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