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준결승전 요르단 상대 ‘조별리그 졸전’ 설욕할까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사우디·호주전 2연속 연장 혈투
태극전사들 휴식 대신 회복 훈련
7일 요르단과 4강전 ‘리턴매치’
무승부 설욕 기회, 김민재는 결장
이란-카타르, 또 다른 4강 빅매치
16강·8강 두 경기 연속 연장 혈투 끝에 준결승에 오른 클린스만호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다시 요르단을 상대한다. 앞선 조별리그에선 졸전 끝에 2-2로 비긴 요르단이라, 결승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을 설욕전으로 삼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현시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호주와 120분 혈투를 치른 탓에 하루 휴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태극전사들은 훈련장에 나왔다. 대표팀 관계자는 “경기 다음 날 온전히 쉬어버리면 근육이 처진다며, 선수들이 외려 훈련을 자청했다”고 전했다.
클린스만호는 최근 며칠 동안 ‘지옥의 강행군’을 이어왔다. 지난달 3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두 시간 넘도록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이어 이틀만 휴식한 뒤 2일 호주와 8강전에서 또 한 번 120분 연장 승부를 치렀다.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지만 체력 소모가 컸다.
클린스만호는 한국 시간으로 7일 오전 0시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조별리그에 이은 리턴매치다. 토너먼트에서 연일 힘겨운 승부를 펼친 한국 입장에선 손쉬운 승리가 필요하다.
앞서 조별리그 경기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달 20일 펼쳐진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37분 박용우(알아인)의 자책골에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 역전골까지 내줬다. 경기 막판까지 끌려가던 클린스만호는 종료 직전 황인범이 자책골을 유도하며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설욕의 기회가 찾아왔지만 김민재 공백이 변수다. 지난 5경기에서 대부분 풀타임을 소화한 김민재는 호주전에서 옐로카드 하나를 추가하며,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결장한다. 대신 조별리그에서 부상으로 결장했던 황희찬이 가세하며 공격의 무게감이 더해졌다.
주전 공백은 요르단이 더 뼈아프다. 공격수 알리 올완과 수비의 한축인 살렘 알아잘린까지 2명이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전에 뛸 수 없다. 다만 마흐무드 알마르디, 야잔 알나이마트, 무사 알타마리 등 이번 대회에서 3명이나 2골을 넣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두 팀 모두 완전체 전력은 아니지만 기세 면에선 한국이 조별리그 때보다 확실히 분위기가 좋다. 이날 훈련장에서도 손흥민과 황희찬 등 선수들 대부분이 웃는 얼굴로 훈련을 소화했다. 김민재 역시 밝은 표정이었다.
8강전 직후 회복에 집중한 한국과 달리 요르단은 같은 날 오후 정상 훈련을 소화했다. 당초 부상으로 알려진 요르단의 경계대상 1호 알타마리도 훈련에 참가했다. 알타마리는 조별리그에선 김민재에게 막혀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준결승전에서는 김민재 없이 알타마리를 막아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한편, 또 다른 준결승전으로 개최국 카타르와 ‘중동의 강호’ 이란의 빅매치가 8일 0시 열린다. 지난 3일 열린 우승 후보끼리 8강전 맞대결에서 이란은 일본을 2-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는 우즈베키스탄을 승부차기 끝에 3-2로 물리쳤다.
한국이 요르단을 격파하고 결승에 오르면 어느 팀이 됐건 양보할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카타르는 5년 전 대회 때 8강 탈락의 아픔을 갚아줘야 한다. 이란 역시 한국의 오랜 라이벌로, 10승 10무 13패로 열세인 역대 전적을 극복해야 한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