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부산서도 ‘남탓’…빛바랜 민주 지도부 지원 사격
김경지 선거사무실서 열린 최고위
“산은 이전 지연 오세훈 반대 때문”
국회 입법 사안 외부 핑계로 돌려
부산 민주당서 볼멘소리 쏟아져
“총선 이어 보선에도 전략 모르겠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3주 앞둔 25일 부산에 총출동해 김경지 후보 지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신친명계’(새로운 친이재명계) 핵심이자 ‘수석 전략가’인 김민석 최고위원의 발언으로 그 빛은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과는 괴리가 있는 발언들을 줄줄이 쏟아내면서다. 이에 부산 민주당 내에서도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날 부산 금정구 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등록 하루 앞두고 김 후보 지지세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최고위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대표가 가장 먼저 모두발언을 하지만 김 후보에게 마이크를 양보하면서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김 최고위원의 발언이 나오자 기류가 달라졌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틀을 놓은 가덕신공항의 속도 부족도, 큰소리쳤던 부산 엑스포 망신도, 남 탓만 해온 산업은행 (부산 이전)문제도 결국 친여 언론에 기대, 편하고 배부르게 정치해 온 국힘(국민의힘) 때문”이라며 “친윤 주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산은 부산 이전 반대에는 침묵하고 (산은)노조는 설득도 못 하면서 남 탓으로 연명해 온 국힘에게 어떻게 부산을 몽땅 맡기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든 의료든 산은이든 여권 내부 정리부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DB산업은행의 본점 소재지를 바꿀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 누구보다 반대했던 김 최고위원이 이같은 발언을 내놓으면서 지역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당장 쏟아졌다. 오 시장의 경우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지난달 29일 서울시의회 제326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업무를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자치단체장 반대로 여권의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21대는 물론 22대 국회에서도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모든 지도부가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최우선 순위로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특히 산업은행 본점 소재지를 옮기는 것은 국회가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처리해야하는 입법의 영역인 만큼 ‘오세훈 탓’을 주장하는 것은 더욱이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다 이날 다른 최고위원들은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실패를 거론하면서 시민들의 박탈감만 불러일으켰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 출신인 전현희 최고위원은 “119대 29가 무엇인지 아나. 지난 부산 엑스포 유치 투표 결과다”며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국민 혈세가 쓰인 내역을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하게 진상을 밝혀내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대 악재로 작용, 참패의 원인이 됐던 산업은행 부산 이전 현안을 수석 최고위원이 다시 거론하면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총선 국면에서도 이 대표가 부산을 찾아 산업은행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 역풍을 맞았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은 불과 5달 전의 일이다. 그 때도 산업은행 이전에 대한 전략 없이 부산을 방문했다 어떤 일들이 있었느냐”며 “그런데도 이번에는 수석 전략가를 자처하고 있는 최고위원이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게 도대체 무슨 전략·의도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김 후보와 조국혁신당 류제성 후보 간 회동이 취소되면서 단일화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은 “호남에서 (민주당을 비하하는)있을 수 없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 해임 등 필요한 조치, 후보자 간 개인적 만남에 대한 일방적 언론 공개 등을 비춰볼 때 오늘 후보자 간 회동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