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조지아 한국인 구금 사태 긴급 질의…정부 대응 도마에
김기현 “외교 참사…대통령 대응 매우 부적절”
조정식 “군사작전식 구금…정부 강력 항의해야”
안철수 “공군 1호기라도 타고 즉각 갔어야”
조현(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미 조지아 한국업체에 대한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의 불법체류·고용 단속과 관련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300여 명의 대규모 구금 사태를 긴급 현안으로 다뤘다. 야당은 외교부의 초기 대응과 미국 측에 대한 항의 수위, 재발 방지 대책을 놓고 공세를 이어갔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외교통일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건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당초 회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성과와 경제적 파급 효과를 점검할 예정이었으나, 대규모 구금 사태가 불거지면서 의제가 변경됐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조현 외교부 장관을 향해 “우리 국민들을 구금한 미국의 이민세관단속국에 대해 강력하게 유감을 표한다. 미국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에 대해 미국이 군사작전 하듯이 수백 명의 한국인을 이런 식으로 구금한다면 앞으로 과연 미국에 제대로 투자할 수 있겠냐”며 “정부와 외교부에서 모든 라인을 동원해 미국에 대해서 이런 점을 강력하게 항의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요구해야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외교부로서도 이미 국무부에 유감표명을 직접 했고 또 여러 채널을 통해 정부 입장을 전달해 미국 정부도 상당히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 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특검 수사가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처음 듣는 말이고 연관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또 이번 사태를 야기한 비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번 일을 계기로 방미해서 협상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정부의 초기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 시각으로 밤 10시 30분에 체포가 됐다. 이 상황을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했느냐”고 따진 뒤 “이런 상황이 생겼다면 이재명 대통령을 깨워서라도 긴급 NSC 회의나 그에 준하는 긴급회의를 열었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300명 넘는 국민이 잡혀갔는데 대통령이 편히 잠을 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최악의 외교 참사인데, 장관께서는 어떤 책임을 느끼고 있는가”라며 “(이 대통령이) 7일 아침 영화를 봤다고 하는데 사진을 보니 활짝 웃고 있더라.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웃을 수 있느냐. 대통령의 조치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조 장관을 겨냥했다. 그는 “외교부 장관이 오늘 미국에 간다고 하지만 목요일 저녁에 공군 1호기를 타고서라도 빨리 가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금토일 외교부 장관 일정을 보니까 그렇게 특별한 중요한 일정은 없었다. 하루라도 빨리 갔으면 지금 악취와 곰팡이에서 고통받고 있는 우리 국민 300명을 하루라도 빨리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조치가 할 수 있지 않았겠냐”고 질타했다.
안 의원은 이어 헌법 조항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통령과 외교부 장관은 국민을 지키라는 책무를 방기한 것”이라며 “우리가 700조 정도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비자라도 받아냈어야 되지 않았나”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미국의 대규모 투자 요청에 협조하기 위해서는 이 비자 문제가 선결 과제라는 것을 미국 측에 강조하고 구체적인 협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현안질의에서 민주당 이용선 의원이 “노동자들한테 앞으로 미국 출입 관련해 추가적인 불이익이 없도록 합의됐느냐”고 묻자 “(미측과) 대강의 합의가 이뤄졌다”며 “최종 확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답했다. 또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즉시 추방이나 자진출국 방식을 취하더라도 향후 5년간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받게 되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