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개표소 봉쇄 시위에 닷새째 사무실 못 들어간 체육단체 직원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앞에서 경찰들이 서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잠실 지역 개표소인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을 둘러싼 시위대로 인해 체육단체 직원들이 9일 닷새째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경기장에 입주한 9개 체육단체 직원들은 이날 오후 6시 13분께 경기장 2-4 입구 쪽에서 질서를 관리하던 경찰관들에게 내부 진입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들 경찰관이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 받지 못했다며 "연락하던 경찰관과 다시 소통해보라"고 안내했다. 그러자 한 시위 참가자가 해당 직원의 신원이 의심된다며 명함을 검사하고는 입장 불가라고 말했다.
둘 사이에 언쟁이 일어나면서 주변의 시위 참가자들이 몰려들자 직원들은 위협을 느끼고 입구 반대편으로 물러났다.
이들 체육단체 직원들은 시위대가 경기장을 봉쇄한 지난 5일부터 계속 출근을 하지 못해 행정이 마비된 상태라고 호소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측은 이날 오후 6시께 단체 직원들이 경기장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시위 참가자들과 협상했다고 밝혔으나, 현장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진입이 무산됐다.
시위대는 이들 단체 직원들이 투표용지나 선관위 관련 자료를 몰래 빼돌릴 수 있다며 돌려보내거나 몸수색을 요구하고 있다.
직원들의 방문 직전에 법원이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보관 상자 등에 대한 증거 보전 명령을 내린 탓에 현장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 직원들의 진입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입구를 지키던 한 시위 참가자는 진입을 시도하는 체육단체 직원에게 "이곳이 어떤 곳인 줄 아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2026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이 100여일 남은 가운데, 체육단체 직원들은 행정·숙박·항공 등 실무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일부 단체는 선수·지도자·심판 등의 수당을 다음 날까지 지급해야 한다. 이들 단체는 최소한 금융기관용 일회용비밀번호(OTP) 기기나 법인 인감은 챙겨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원들은 현장 경찰에게도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오늘은 사전에 경찰과의 협조가 그렇게까지 잘 이뤄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청은 이날 오후 3시 18분께 언론 공지를 통해 시위 참가자들의 시민 대상 소지품 수색 등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은 "헌법상 기본권인 정당한 의사 표현은 최대한 존중하고 적극 보호하되 시민·기자, 경찰·소방 등에 대한 폭행·명예훼손·강요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시위대 규모는 2400명 수준으로 추산됐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