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 개발 전 과정 ‘디지털 중심주의’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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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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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도입
유럽 안 가고 국내서 평가 가능
DMC 통해 고품질 유지 구현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의 노바 랩.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의 노바 랩. 현대차그룹 제공

지난 1일 경기 화성시 남양읍. 논밭 사이로 난 도로를 한참 달리자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연구개발 거점인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문을 지나기 전 보안 관계상 스마트폰을 봉투에 넣고 밀봉하는 절차부터 거쳤다.


1995년 설립돼 올해로 32년째를 맞은 남양연구소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맞아 신차 개발 전 과정을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지난 2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도입한 데 이어 6월에는 첨단모빌리티솔루션동(AMS동)을 새로 구축해 흩어져 있던 디지털 측정센터(DMC), 적층 제조 솔루션 센터(AMSC) 등 주요 기능을 한 데 모았다.

가장 먼저 찾은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스튜디오에서는 270도 곡면 스크린 앞에 제네시스 준대형 세단 ‘G80’ 실차 콕핏(운전석)이 놓여 있었다. 운전대를 꺾자 콕핏 전체가 좌우로 기울었다. 연구진은 유럽과 미국 도로, 남양연구소 시험장 노면을 1mm 단위까지 스캔해 실차 없이도 해외와 동일한 조건으로 성능을 검증할 수 있게 했다.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주행성능컨셉개발팀 정필영 책임연구원은 “이제 유럽으로 출장을 가지 않아도 국내에서 똑같은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토타입 검증에 두 달가량 걸리던 기간은 이 장비 도입 후 사흘로 줄었다.

DMC는 차량 외관 품질과 소음·진동, 수밀, 조립성 등을 데이터로 관리하는 곳이다. 3차원 측정장비는 차 한 대당 1000개 포인트를 측정한다. 이 데이터는 600~700개 평가 항목으로 조합된다. 한진수 파이롯트품질검증팀장은 “수집된 데이터는 양산 공장으로 그대로 이관돼 동일한 기준의 품질을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AMSC에서는 금형 없이 설계 데이터만으로 부품을 만든다. 별도 금형 제작 과정이 없어 단종 부품 대응에 유리하다. 현대차·기아는 2024년 이 설비로 단종된 ‘모하비’와 ‘벨로스터’의 엔진 흡입 부품을 제작해 공급했고, 도면이 남아 있지 않은 ‘포니’ 부품도 3D 스캔으로 복원했다.

노바 랩은 테스트 벤치 위에 배선과 제어기, 전장 부품 등을 연결한 ‘와이어카’로 실차 제작 전 전장 결함을 미리 걸러내는 검증실이다. 현대차·기아 SDV는 다양한 전기·전자 시스템으로 구현되는데, 이 시스템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노바 랩에서 검증한다. 노바 랩 김상연 파트장은 “노바 랩에선 신차 개발 전에 평균 150~200건의 문제점을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르면 내년부터 SDV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실물을 만들기 전 가상 환경과 데이터로 미리 검증하는 이 같은 체계는 개발 기간을 줄이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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