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 말 믿고 샀는데 악성 폐기물 1만t 떠안아야 한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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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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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부지 매입 후 뒤늦게 확인
처리비용만 30억 원 반발 거세
의령군 “사전 안내했다" 밝혀

지난 17일 경남 의령군 산업부지 내 매립된 악성 폐기물을 굴착기로 파헤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지난 17일 경남 의령군 산업부지 내 매립된 악성 폐기물을 굴착기로 파헤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경남 의령군청의 안내만 믿고 산업부지를 사들인 토지 소유주가 1만t이 넘는 유해 폐기물을 떠안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매입 전 비교적 처리비용이 저렴한 ‘폐주물사가 매립됐다’는 설명받았지만 실제로는 성격이 다른 악성 폐기물이 다량 확인되면서 수십억 원의 처리비용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5일 의령군 등에 따르면 과거 2021년 5월께 지정면 오천리 일대 공장용지·임야 총 1만 6325㎡가 23억 2000만 원에 토지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지역 한 업체가 들고 있던 땅을 폐기물 관련업에 30년 가까이 종사한 타 지역 출신 60대 A 씨가 사들이면서다.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폐기물 매립 사실을 인지한 A 씨는 의령군을 통해 폐기물의 성분부터 확인했다. 당시 군은 “단순 폐주물사”, “주로 폐주물사”라고 거듭 고지했다. A 씨는 주성분이 모래인 폐주물사가 비교적 처리비용이 저렴하다는 점과 성토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실제 거래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A 씨가 폐기물종합재활용업을 추진하려 하자 돌연 의령군이 막아섰다. 매립 폐기물에 대해 적법한 처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내용으로 사업계획 부적격 처분을 내린 것이다. 결국 갈등은 행정심판을 거쳐 법정 다툼으로 비화했고, 1심에서 군이 일부 승소했다. 공장 주변 생활·자연환경 피해 우려에 내린 처분이라는 의령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문제는 판결 이후다. 재판 중 의령군이 제출한 서면 자료에 2020년 9~12월 촬영한 사진과 함께 ‘재활용할 수 없는 알루미늄 드로스 같은 금수성 분말 반입, 공기 중 수분과 반응해 화재 발생’ 등 내용을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A 씨가 땅을 사들이기 전부터 군에서 폐주물사가 아닌 처리가 어려운 악성 폐기물이 매립돼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군에서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토양 시험 결과 역시 알루미늄 드로스에서 주로 검출되는 불소화합물이 복수 지점에서 기준치의 5~6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루미늄 드로스는 알루미늄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나 부산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처리해야 한다.

뒤늦게 A 씨가 장비를 동원해 땅속을 파헤치자, 육안으로도 쉬이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알루미늄 드로스가 대거 발견됐다. 반면 애초 군에서 말한 폐주물사는 소량도 찾기 힘들다는 게 A 씨 주장이다. 이에 따라 A 씨는 의령군에 최초 안내가 사실과 다르다며 항의했지만, 군은 부동산 매매로 사업장폐기물까지 양도·양수됐기 때문에 현재 토지 소유주가 매립된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상 악성 폐기물 처리 비용은 폐주물사보다 3배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지며, 현재 A 씨의 토지에 매립된 폐기물 1만 1300여t을 처리하려면 30억 원 안팎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의령군은 A 씨에게 매립 폐기물에 대한 사전 안내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의령군 관계자는 “전임 담당자의 기억으로는 A 씨에게 ‘폐주물사 등이 매립돼 있다’고 안내했고 이후에도 이런 땅을 왜 사려 하느냐는 취지로 매매를 만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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