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 병원·면대약국, 부산 26곳·경남 19곳
경기도 31곳 최다, 부산은 두 번째로 많아
불법개설기관 반복 증가, 올해 3곳 중 1곳
부당이득금 징수율 수년째 10%대 초반
건보공단 의뢰, 평균 수사기간 11.9개월
수사 지연 기간 피의자들 재산 은닉 우려
소병훈 의원 “특사경 도입 필요성 한목소리”
클립아트코리아
불법 사무장 병원과 면허 대여약국에 가담했던 사람이 다시 의료기관·약국 개설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불법 개설 의심 기관에 대한 경찰 수사가 평균 1년에 달할 정도로 장기화면서 건강보험 재정 환수율이 10%대 초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불법 사무장 병원과 면허 대여약국이 많았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 7월까지 사무장 병원·면허 대여약국 등 불법 개설 기관으로 부당이득금 환수 결정된 기관은 총 204곳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31곳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과 서울이 각각 26곳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경남은 19곳으로 세 번째를 기록했다. 울산은 4곳이었다. 불법 개설 기관을 시군구별로 보면 경남 양산시가 11곳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 원주시 8곳, 부산 해운대구 6곳 순으로 뒤를 이었다.
불법 개설 기관은 의료인이나 약사가 아닌 사람이 명의를 빌려 병원이나 약국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무장 병원·면허대여약국(면대약국)을 말한다. 이들 기관은 수익을 목적으로 과잉 진료와 부당 청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환자 안전과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한다.
특히, 최근 3년여간 적발된 204곳 중 40곳이 과거 불법 개설에 가담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 포함된 ‘반복 불법 개설 기관’이었다. 반복 불법 개설 기관의 비율은 2023년 10.6%에서 2024년 16.0%, 2025년 21.6%로 계속 늘어났다. 올해는 7월까지 환수 결정된 불법 개설 기관 33곳 중 11곳 즉 3곳 중 1곳에 반복 개설 가담자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불법 개설의 반복을 막는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불법 개설 기관으로 빠져나간 건강보험 재정도 제대로 회수되지 못하고 있었다. 2023년부터 2026년 7월까지 환수 결정된 불법 개설 기관 부당이득금은 총 4977억 2500만 원이지만, 실제 징수액은 626억 7200만 원으로 12.6%에 그쳤다.
소 의원이 추가로 건보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건보공단이 경찰에 수사의뢰한 불법 개설 의심 기관 총 1263개소의 평균 수사 소요 기간은 11.9개월로 약 1년에 달했다. 종결된 사건 중 수사 기간이 6개월 이상 걸린 기관은 982개소(77.8%), 1년 이상 걸린 기관도 487개소(38.6%)였다. 3개월 미만으로 신속 종결된 사건은 81개소(6.4%)에 불과했다.
소 의원은 수사가 지연되는 동안 피의자들이 의료기관·약국을 폐업하거나 차명계좌 이전, 부동산 매각·증여 등을 통해 범죄 수익과 재산을 조직적으로 은닉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상 건보공단은 수사 기관의 공식 통보 전까지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보류하거나 강제 처분을 할 수 없다. 이에 불법 개설 기관 부당이득금 환수 결정 대비 징수 실적은 수 년 째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으며,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환수 결정된 불법 개설 기관 부당이득금 중 결손 처분된 금액만 590억 원(156개소)에 이른다.
건보공단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추진 중이다. 특사경이 도입되면 불법 개설 기관 수사 소요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은 2024년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제260차 시도대표회의에서 입법 촉구 결의안이 의결된 바 있다.
소 의원은 “사무장 병원과 면대약국은 건보료 누수의 주범이지만, 1년에 달하는 긴 수사 기간 동안 가해자들은 유유히 재산을 빼돌리고 있다”며 “관계부처인 복지부·법무부·경찰청 모두가 특사경 도입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건보 재정 누수를 원천 차단하고 불법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