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마저 차별받아선 안 돼”… 부산 공영장례 예산 ‘빨간불’
무연고 사망자 3년 새 619→718명
공영장례 지원건수는 그에 못 미쳐
예산 소진에 연말 ‘빈소 없는 장례’ 반복
부산의 한 지자체가 무연고 사망자를 위해 집행한 ‘공영장례’ 모습. 부산일보 DB
부산에서 무연고 사망자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공영장례 예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연말이면 일부 무연고 사망자가 빈소 없이 장례를 치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늘어나는 무연고 사망자에 맞춰 공영장례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71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공영장례 지원을 받은 건수는 597건으로 전체의 약 83%에 그쳤다. 나머지 121명은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장례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영장례는 2022년부터 시행됐다. 가족 등이 없거나 가족이 시신 인수를 포기한 무연고 사망자가 사망 이후에도 최소한의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빈소를 마련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다. 공영장례 지원을 받지 못한 무연고 사망자는 빈소를 마련하지 않고 시신을 화장하는 방식으로 장례 절차를 치른다.
문제는 무연고 사망자는 늘어나는 반면, 공영장례 예산 등 지원 여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매년 하반기면 예산 소진으로 일부 무연고 사망자가 빈소 없이 장례를 치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부산 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2023년 619명에서 2024년 637명, 지난해 718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공영장례 지원 건수는 각각 417건, 570건, 597건으로 무연고 사망자 증가 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반빈곤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남구와 금정구는 각각 1명씩만 공영장례를 치를 수 있는 예산이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남은 예산으로는 강서구는 2명, 기장군은 3명, 수영구는 4명까지 공영장례를 치를 수 있다. 시가 교부한 예산이 사실상 소진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시민단체는 무연고 사망자 증가 추세를 고려해 공영장례 관련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시가 편성한 공영장례 예산은 2024년 4억 원에서 지난해와 올해는 4억 2000만 원으로 유지됐다. 부산반빈곤센터 최고운 대표는 “공영장례 예산이 무연고 사망자 증가세에 맞춰 충분히 늘어나지 않았다”며 “예산을 최소 1.5배는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공영장례 관련 추가 예산 확보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노인복지과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은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