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 없어도 주걱턱·발치교정까지 가능”
투명교정 기술
브라켓 대신에 특수 플라스틱 사용
착탈 가능해 활동 많은 직장인 편리
어태치먼트 부착, 치아 이동 효과 커
AI 활용 디지털 교정 대표 치료 각광
어금니 등 강한 힘 필요할 때는 한계
18시간 이상 착용, 환자 협조 중요
브라켓과 와이어가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았다. 하지만 투명교정장치는 어금니와 사랑니와 같이 강한 힘이 필요한 교정치료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키다리아저씨교정치과 곽경호 원장이 교정치료를 하고 있는 장면. 키다리아저씨교정치과 제공
투명 교정장치의 출현은 금속 브라켓과 와이어 중심이었던 치과 교정학에서 일대 혁신이었다. 투명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외관성 거의 드러나지 않아 심미성이 크게 개선됐고 편의성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까지 활용하면서 디지털 교정치료를 대표하는 시스템으로 떠올랐다. 교정치료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술적인 한계는 존재한다. 강한 힘이 필요한 어금니 위치를 조절하거나 정교한 마무리 등에서는 부족함이 없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어태치먼트와 디지털 제작기술
인비절라인으로 대표되는 투명교정장치 역사는 60년 이상 됐다. 하지만 초기의 투명교정장치는 지금처럼 그렇게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 전기자동차가 역사가 1백년 이상 오래됐지만 최근에 다시 각광을 받게 된 것과 비슷하다.
투명교정장치가 처음 나왔을 때는 기존의 부착형 교정장치와 달리 치아에 직접 고정되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래서 치아 이동의 예측성에 한계가 있었고, 복잡한 부정교합에는 사용하기 어려운 장치로 인식됐다. 또 디지털 진단과 제작 기술이 부족해 환자가 자주 치과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컸다.
이제는 환자들이 먼저 투명교정장치를 찾을 정도로 인기다. 어떤 혁신과 발전이 이런 변화를 만들었을까. 디지털 제작 기술과 새로운 재료의 출현 등이 결합되면서 투명교정장치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서 치아 이동의 예측과 치료 계획의 수립이 더욱 정밀해졌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혁신 중 하나는 ‘어태치먼트’라는 부착물이다. 투명교정장치는 치아에 직접 붙어 치아를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다. 따라서 어태치먼트가 없는 장치로 매끄럽고 젖은 치아를 잡는 것은 마치 물에 젖은 수박씨를 손가락으로 잡는 것과 같아 정교한 치아 이동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치아마다 맞춤형 어태치먼트를 부착하면 장치가 치아를 더욱 확실히 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힘을 전달할 수 있다.
키다리아저씨교정치과 곽경호 원장은 “어태치먼트 부착으로 과거의 투명교정장치로는 어려웠던 주걱턱이나 무턱 교정치료는 물론, 발치교정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몇년전부터 핵심기술 특허가 풀리면서 투명교정장치 기술발전이 한층 더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명교정장치 시술은 크게 진단-계획-장치제작 등의 단계를 거친다. 먼저 치과에서 3차원 구강스캐너와 방사선 사진을 이용해 환자의 치아 배열과 주변 조직의 상태를 체크하는 진단 과정을 밟는다. 이를 바탕으로 치과의사와 장치 제작업체의 전문 인력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최종 치아 배열과 단계별 이동 과정을 설계한다. 이 과정에서 장치의 수와 각 치아의 이동방향, 어태치먼트를 부착할 치아와 그 형태 등을 결정한다. 과거에는 치료 단계마다 치아의 본을 뜨고 장치를 새로 제작해야 했지만, 이제는 한 번의 구강 스캔과 디지털 치료계획만으로 치료 종료 시점까지 사용할 장치를 연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 제작된 장치는 환자에게 여러 개씩 나누어 제공하며, 치과의사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치료 과정을 체크한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점점 보편화되면 계획대로 치아가 이동하고 있는지 추적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당초 치료 계획과 실제 치료 진행의 차이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투명교정장치. 키다리아저씨교정치과 제공
■각광받는 이유는
투명교정장치가 많은 사람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투명교정장치는 가까이에서 살펴보지 않으면 교정치료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심미성이 뛰어나다. 그리고 식사와 양치할 때 장치를 뺄 수 있어 음식물 섭취에 제약이 적고, 치아와 잇몸을 청결하게 관리하기도 수월하다.
입술과 볼 안쪽을 자극하는 브라켓이나 와이어가 없어 이물감과 통증이 상대적으로 적고, 일상생활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중요한 약속이나 사진 촬영처럼 필요한 순간에는 잠시 장치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도 사회생활이 많은 환자들에게 큰 장점이다.
곽 원장은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통해 치료 전 치아의 이동 과정과 예상 결과도 미리 살펴볼 수 있다. 특별히 경우를 제외하면 기존의 고정식 브라켓 철사 교정치료에 뒤지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장치는 의료진이 정한 일정에 따라 보통 1~2주 간격으로 다음 단계의 장치로 교체한다. 임의로 착용 기간을 줄이거나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장치를 세척할 때는 미지근한 물과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고, 뜨거운 물은 변형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최상의 교정 효과를 얻으려면
투명교정장치는 환자의 협조가 아주 중요하다. 치료 과정에서 변수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환자가 올바른 방법으로 충분한 시간 동안 장치를 착용하지 못하면 치료가 아예 진행되지 않는다.
투명교정장치는 부착형 장치에 비해 치아에 힘이 작용하는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식사와 양치 시간에는 장치를 빼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장치를 빼 둔 시간만큼 효과가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시간 동안 치아가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려 하기 때문에 24시간 힘이 작용하는 부착형 장치보다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루 18시간은 착용해 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어태치먼트의 발달로 거의 모든 교정치료에 적용할 수 있지만 한계는 있다. 어금니의 치근 위치를 조절하거나 사랑니를 견인할 때 처럼 강한 힘이 요구되는 고난도 치료에서 그렇다. 치료 막바지에는 계획과 실제 치아이동 사이에 작은 오차가 나타날 수 있어 정교한 마무리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곽 원장은 “환자의 협조 정도에 구애받지 않고도 치료가 이루어지고, 치료결과가 즉각 반영돼 다음 치료로 연결돼야 치료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브라켓과 와이어가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