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철거 피했다… 법원 "정치적 논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 가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동상. 연합뉴스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동상. 연합뉴스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철거해달라'는 국가철도공단의 청구가 기각됐다.

1일 대구지법 민사11부는 국가철도공단이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구조물 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시절인 2024년 12월 동대구역 광장에 세워졌다.

대구시는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약 6억 원을 들여 높이 3m짜리 동상을 설치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인 1965년 9월 그가 추수하며 웃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하지만 국가철도공단은 "대구시가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한 박 전 대통령 동상이 국가 소유 토지에 별도 협의 없이 설치돼 위법하다"며 철거를 요구해왔다.

재판에서도 "해당 구조물이 위법하게 설치된 만큼 철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시는 "그동안 동대구역 광장에 대한 관리·사용 권한이 있으며, 다른 시설물 설치는 용인하면서 박 전 대통령 동상만 철거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또 "관련 사업이 사실상 마무리돼 준공 승인만 남은 상황에서 동상을 철거해야 광장 소유권을 넘겨준다는 공단 측 주장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대구지법은 "심리 결과 동상 건립 무렵 대구시에게 동대구역 고가교상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고 이를 관리·운영할 수 있는 사용권 내지 관리권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국가철도공단도 대구시에 동대구역 고가교상 사용권 내지 관리권을 용인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정희 동상 건립은 동대구역 고가교의 사용·관리권 범위 내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며 정치적 논란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에 대해 선별적으로 대구시의 사용·관리권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박정희 동상으로 인해 동대구역 고가교 구조나 안전상 위험이 발생해 철거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부연했다.

국가철도공단은 판결문을 받은 뒤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