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민현 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인재 키우고 지역 정주 구조 만드는 게 대학 역할”
전국 사립대 154곳 참여 협의체
국립대 중심 지원 정부 정책 우려
인제대 총장으로 글로컬대학 사활
현장 캠퍼스 100곳, 유학생 4배
지속 가능한 대학 자리매김 중요
“지방국립대 등록금 무료나 거점국립대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원래 목적인 지역균형발전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입학률을 잠시 올릴 순 있으나, 해당 대학 자체 경쟁력을 높인다는 데는 의구심이 듭니다. 지역 특성화 등에 힘을 쏟는 사립대 노력마저 무력화할 우려가 있습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 회장을 맡고 있는 인제대학교 전민현 총장의 제언이다. 전 총장은 정부의 국립대 집중 지원 기조에 대해 우려하며 균형발전을 위해선 대학이 아닌 ‘지방 학생’ 중심으로 지원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총장은 “최근 각종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0~70%가 장학금 여부와 상관없이 대학 이름, 취업 환경, 교육 질을 좇아 수도권으로 진학하겠다고 한다”며 “국가 장학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어 학비 때문에 학생이 지방에 머문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 지원 방식은 오히려 대학의 자구 노력과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국립과 사립을 따지지 않고 인구소멸지역 대학 재학생부터 장학금을 지원하고 그 대상을 늘려 나가는 게 청년이 지역에서 성장하며 정주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총협은 전국 4년제 사립대학교 154곳이 참여하는 협의체이다. 사립대 간 협력 증진과 고등교육 정책 논의를 통해 사립대의 건전한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 전 총장은 지난해 11월 사총협 회장으로 선출됐고, 임기는 지난 3월 시작해 오는 2028년 2월까지다.
전 총장은 사총협 회장으로서 교육정책 현안을 다루면서, 인제대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낸다. 앞서 2024년 9월 정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된 인제대는 지자체, 산업계와 경계를 허무는 ‘올 시티 캠퍼스(All-City Campus)’ 구현에 나섰다.
전 총장은 “지자체와 교육청, 상공회의소 등 다수 기관이 협력하는 만큼 거버넌스 구축 과정에 시간이 걸리면서 교육부 연차 평가에서 2년간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 3월 김해인재양성재단을 설립했으니, 내년 교육부 평가를 잘 넘겨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재단과 대학은 지금까지 산업 현장에 캠퍼스 100여 곳을 구축했다. 물류학과 신설, 미래모빌리티·바이오 학과 특성화 등도 추진하며 지역 맞춤형 이공계 인재 양성에 힘을 쏟는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설립한 화쟁인문학연구소가 올해 교육부 인문한국(HK 3.0) 컨소시엄형 사업에 선정돼 6년간 12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는 점이다.
전 총장은 “글로컬대학 27곳 중 인문학연구소를 만든 건 인제대가 처음”이라며 “차이를 인정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화쟁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인문학 강좌, 심리치료, 명상 프로그램 등을 제공, 차별·배제·혐오 문제에 실질적으로 대응하며 풀어나가겠다”고 전했다.
국제화 사업도 호응을 얻어 300여 명이던 유학생 수가 올해 1300명으로 크게 늘었다. 외국인 전용 단과대인 ‘글로벌컬리지’에만 580명이 입학했다. 이곳에 개설된 기계융합공학과, 뷰티산업학과, 경영학과, 한국어학과, 컴퓨터공학과가 베트남·미얀마 등 유학생 유치에 힘을 싣는다.
전 총장은 사총협과 인제대를 동시에 책임지고 있는 만큼 그 어깨도 무겁다.
전 총장은 “인제대는 동부경남의 대표적인 사립대학이다. 임기 동안 글로컬대학 사업을 잘 수행해 인제대를 지속 가능한 대학으로 만들 것”이라며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 정주하게 함으로써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