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현장 반대 목소리…수능 서·논술형 도입 속도 조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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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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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전국 교원 1346명 설문
교사 70% “수능 서·논술형 반대”
공론화 부족 부담 여론 수렴 나설 듯


2024년 서울의 한 대학에서 논술시험이 끝난 직후, 수험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산일보DB 2024년 서울의 한 대학에서 논술시험이 끝난 직후, 수험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산일보DB

교육 현장에서 사교육 확대와 채점 공정성 논란을 우려하는 교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수능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 등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 발표를 늦출 수도 있다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양새다.

8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국 16개 시·도 고등학교 교원 13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등학교 평가 체제 및 수능 서·논술형 평가에 대한 교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0.4%가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에 반대(적극 반대 52.6%, 대체로 반대 17.8%)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의견은 15.1%에 불과했다.

현장 교사들은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에 따른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작용을 훨씬 크게 우려했다. 서·논술형 수능 도입 시 예상되는 문제점을 묻는 문항에서 ‘사교육 확대 가능성’을 꼽은 비율이 94.3%로 가장 높았다. 또한 ‘채점 공정성·신뢰성 논란’과 ‘학교·지역·학생 간 교육격차 확대’를 우려하는 응답도 각각 93.0%에 달했다. 이는 정답과 채점기준을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평가 취지가 퇴색하고, 오히려 정해진 답안과 표현을 기계적으로 익히는 훈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처럼 현장의 반발과 우려가 들끓자, 국가교육위원회도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7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서·논술형 도입 등 대입제도 개편안 시안의 발표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차 위원장은 시안 공개 시점과 관련한 질의에 “10월에 발표하기로 했는데 조금 더 발표를 늦춰야 하지 않느냐는 논의가 있다”며 “공론화가 부족한 상태로 발표하기보다는 공론화를 조금 더 해서 발표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국교위는 이달 말 발표할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에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포함할지 여부를 검토해 왔다. 그러나 서·논술형 문항 출제 시 수반될 채점의 공정성 담보 등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우려가 잇따라 제기됨에 따라 발표 시기를 연기하고 여론을 좀 더 수렴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교육계에서도 수능 개편에 대한 비판과 요구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교사노조는 논평을 통해 이번 연기 움직임을 “일정을 지키려고 졸속안을 밀어붙이는 것보다 멈춰 서는 것이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서·논술형 평가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글을 읽고, 생각의 흐름을 짚고, 다시 쓰게 돕는 과정이 뒷받침되어야만 의미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교원 정원 확보와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그리고 교사가 수업과 피드백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등 평가 기반이 명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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