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도 좋고 수출 물꼬도 텄는데…제철 앞둔 남해안 굴 양식업계 ‘기대 반 걱정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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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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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수하식수협, 22일 햇굴 초매식
태풍·고수온 피해 적어 풍작 예상
‘월하굴’ 부족 탓 초반 물량 수급난

국내 최대 생굴 생산자 단체인 굴수하식수협은 22일 ‘2026년 생굴 초매식 및 풍어제’를 연다. 초매식은 위판장 개장을 알리는 첫 경매 행사다. 사진은 지난해 초매식 모습. 부산일보DB 국내 최대 생굴 생산자 단체인 굴수하식수협은 22일 ‘2026년 생굴 초매식 및 풍어제’를 연다. 초매식은 위판장 개장을 알리는 첫 경매 행사다. 사진은 지난해 초매식 모습. 부산일보DB

싱그러운 바다 향의 진수 ‘굴’의 계절이 돌아왔다. 국내 최대 생굴 산지인 경남 남해안에선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출하 작업에 돌입한다. 어민들의 표정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모처럼 맞은 풍작에도 ‘월하굴’이 부족해 초반 물량 수급 차질이 예상되는 데다, 늦더위에 소비 시장도 제때 형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소비처 중 하나인 일본 시장도 현지 굴 부족 여파로 일단 물꼬는 텄지만 언제 막힐지 몰라 노심초사다.

경남 통영시에 본소를 둔 굴수하식수협은 오는 22일 ‘2026년 생굴 초매식’을 연다. 초매식은 수협 공판장에서 진행되는 첫 경매 행사다. 양식업계는 초매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해 내년 6월까지 시즌을 이어간다. 이 기간 통영과 거제, 고성 앞바다에선 4만여 t에 달하는 생굴이 수확돼 전국 각지로 공급된다. 이는 국내 굴 생산량의 70% 상당이다.

지역 경제 낙수 효과도 상당하다. 3개 시군에 자리 잡은 박신장(알굴을 생산하는 작업장)만 300여 곳에 달한다. 1곳당 적게는 20여 명, 많게는 50명 이상을 고용한다. 가공시설까지 포함하면 연관 산업 종사자는 줄잡아 1만여 명 이상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여름 내내 태풍이나 이상 조류 피해가 적었던 데다, 잦은 호우로 육지에 있던 각종 영양분이 바다로 다량 유입돼 작황이 좋다.

관건은 초반 물량 수급과 내수 시장 활성화다. 양식업계는 통상 월하굴로 시즌을 시작한다. 월하굴은 지난해 입식해 해를 넘긴 2년생 굴이다. 올해 초 입식한 1년생 굴이 성장하는 동안 부족한 공급량을 채운다. 그런데 지난 시즌 막바지 물량 부족으로 채취량을 늘리면서 월하굴로 남겨둬야 할 물량이 크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1년생의 경우 전반적인 작황은 좋지만 아직은 비만도가 아쉽다. 이들이 상품성을 갖출 때까지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 달 정도를 커버할 월하굴이 필요한데 당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싱그러운 바다 향을 머금은 ‘굴’의 계절이 돌아왔다. 국내 최대 생굴 생산자 단체인 굴수하식수협은 23일 ‘2025년 생굴 초매식 및 풍어제’를 열었다. 초매식은 위판장 개장을 알리는 첫 경매 행사다. 이날 10kg들이 알굴 5800여 상자가 매물로 나와 8~9만 원 선에 낙찰됐다. 김민진 기자 싱그러운 바다 향을 머금은 ‘굴’의 계절이 돌아왔다. 국내 최대 생굴 생산자 단체인 굴수하식수협은 23일 ‘2025년 생굴 초매식 및 풍어제’를 열었다. 초매식은 위판장 개장을 알리는 첫 경매 행사다. 이날 10kg들이 알굴 5800여 상자가 매물로 나와 8~9만 원 선에 낙찰됐다. 김민진 기자

이대로는 공급난에 가격이 올라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실제 현재 거래 중인 물량 단가는 예년 대비 10% 이상 올랐다. 이 관계자는 “고만고만한 것도 10kg당 11만~12만 원 정도 받는다. 원료가 귀하다 보니 지금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초매식을 전후해 물량이 늘면 9만 원대 후반으로 안정화될 듯하다”고 했다.

시장 형성도 더디다. 기호성이 강하고 주로 날것으로 먹는 굴은 찬바람이 불어야 소비도 살아나는데, 최근까지 이어진 늦더위에다 추석, 개천절, 한글날 연휴가 겹치면서 좀처럼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고 있다.

내수가 막힐 때 구원투수가 돼야 할 수출도 녹록지 않다. 남해안 굴의 20%가량은 날것이나 냉동, 자숙 형태로 가공돼 수출 길에 오른다. 최대 시장은 일본이다. 일본인들은 생굴을 기름에 지지거나 튀기는 프라이를 즐긴다. 그러나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으로 버텨온 한국산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환율에 관세까지 붙으면 일본 현지산보다 한국산이 비싸지기 때문이다.

수출 업계 관계자는 “지금 현지 물량이 부족해 그나마 물꼬는 텄지만, 국내도 물량이 부족해 수출 단가 맞추기가 쉽지 않다”면서 “다음 달부터 현지산 출하가 시작되면 이마저도 막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식업계는 초반 공격적인 마케팅과 판촉 활동을 통해 일단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전략이다. 첫 단추로 다음 달 14일 굴 축제를 열어 분위기를 띄운다. 굴수협 관계자는 “안팎으로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걱정보다는 더 큰 기대감으로 준비 중”이라며 “자연이 만든 천혜의 선물을 안심하고 많이 드셔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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