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차 접어든 국감…호남 반도체 전력·‘암살자(들)’ 논란 두고 격돌
문체위, ‘암살자(들)’ 창작 자유 공방
정연욱, 영등위 12세 관람가 추궁
김도읍 “한전, 25조 선납 팔 비틀기”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감사가 2주 차에 접어든 12일 법사위·행안위·외통위 등 국회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여야가 충돌했다. 문체위에서는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 불거졌고, 산자위에서는 한국전력공사의 반도체 기업 전기요금 선납 제안과 호남 반도체 전력 공급 일정이 도마에 올랐다. 국토위에서는 조직 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여야가 주택 공급 지연 등을 두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의 영화진흥위원회 등에 대한 국감에서는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놓고 여야가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한상준 영화진흥위원장에게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창작의 자유를 갖고 있고, 볼 사람들은 자유롭게 판단하고 해석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그것을 인위적으로 개입해서 막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지 않느냐”고 물었다. 한 위원장은 “(개입한다면) 창작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SNS에 배우들의 계약 관련 정보를 공개한 것을 두고도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판정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은 김병재 영등위 위원장에게 ‘암살자(들)’의 12세 이상 관람가 결정 근거를 따져 물으며 “지난 50여 년간 초중고 역사 교과서에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이 단 한 차례도 수록되지 않았다는 것이 교육부의 공식 발표 내용”이라며 “학교에서 가르친 적도 없는 사건인데 도대체 어떤 학교 지식과 경험을 근거로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했느냐”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해외 관람객이 영화를 보고 한국 역사를 더 잘 알게 됐다고 평가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누가 창작의 자유를 방해하느냐”며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고 영화를 진실로 보는 식으로 가 버리기 때문에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과거 역사적 사실의 진위를 가려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전 국감에서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한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총 25조 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을 제안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은 “반도체를 빌미로 해 삼전에 20조, SK에 5조 전기요금 선납하라고 팔을 비틀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재군 한전 전력계통부사장은 선납 제안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2027년 말까지 사채 비율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호남 반도체 전력공급설비 사업 일정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2029년 반도체 공장 초기 가동에 맞추려면 2~3년 안에 송전선로를 완공해야 하는데, 한전의 345kV급 전력설비 표준공사기간은 약 9년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동철 한전 사장은 “가능하다”며 공법 변경 등으로 공사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국토교통위원회의 LH 국감에서는 LH의 부채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조직 분사안의 실효성이 쟁점이 됐다.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주택 개발과 주거 복지로 회사를 2개로 분리할 경우 기존 부채와 적자를 어떻게 배분할 건가”라고 물었고,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은 “과거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했던 취지가 무색하게 17년 만에 다시 나누는 것이 과연 LH의 재무 구조 개선과 주거 안정이라는 존재 이유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국토위 간사인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은 “주택가격이 8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며 집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사퇴해야 한다”고 이성훈 LH 사장을 압박했다. 이 사장은 “언제 꺾일지는 모르지만 단지 시간의 문제”라며 이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감에서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수사를 두고 여당의 재수사 요구가 이어졌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부인 김혜경 여사 사건과 비교하며 “김 여사는 131번이나 압수수색을 했지만 한 의원 딸은 단 1건의 압수수색 영장도 없고 심지어 참고인 조사도 없었다”며 “전면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