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상공인 에너지 바우처…“받아도 못 쓰고, 신청도 어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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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이채원 기자 circl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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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매출 3억 원 이하 소상공인에
전기요금·차량 유류비 지원 사업 시작
전기차 충전비 지원 대상 제외된 데다
온라인 중심 신청 방식도 문제로 지적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가 고유가·고물가 시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에너지 요금 지원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용처 제한과 복잡한 신청 절차로 ‘빛 좋은 개살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를 운행하는 소상공인은 충전비에 지원금을 쓸 수 없고,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신청을 위해 시간을 쪼개 시청을 직접 찾아가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시는 뒤늦게 제도를 개선했지만,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용자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달 28일부터 ‘소상공인 에너지바우처 지급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소상공인 에너지바우처란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으로 20만 원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부산에 사업장을 둔 연 매출 3억 원 이하 소상공인이다.

지원금은 전기요금 또는 휘발유·경유·LPG 등 차량 유류비로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비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영업용 전기차를 운행하는 소상공인도 늘고 있지만, 이들은 정작 지원금을 충전비로 사용할 수 없다.

이는 전기차 충전업체들이 동백전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지 않은 까닭이다. 동백전 가맹점은 부산에 본사를 두거나, 부산에 사업자 등록을 한 지점을 운영하는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택시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비 역시 내연기관 차량의 유류비처럼 영업에 필수적인 비용인 만큼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덜겠다는 사업 취지와 달리 차량 종류에 따라 지원 혜택이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부산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전기차를 운영 중인 3500명의 조합원이 사용처 제한으로 지원금을 받고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인택시 기사들은 별도의 사업장이 없어 지원금을 전기요금 명목으로 사용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심의 신청 방식도 문제다. 지원금은 원칙적으로 동백전 앱을 통해 신청해야 한다.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소상공인은 어려움을 겪는다. 미용업에 종사하는 50대 A 씨는 “주위 70~80대 소상공인들이 현재 지원금을 신청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옆에서 신청을 도와주고 싶지만 매일 생업으로 바빠 일일이 알려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청하려면 이메일 입력과 카카오톡 전자서명 등 디지털 취약 계층에 까다로울 수 있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시는 부산시청 1층에 이들을 위한 민원센터를 운영하지만,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소상공인은 생업을 뒤로한 채 시청까지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불편이 있다.

시는 전기차 충전비 관련 민원이 잇따르자, 주요 충전업체와 동백전 가맹점 등록을 협의하는 등 뒤늦게 사용처 확대에 나섰다.

시 중소상공인지원과 관계자는 “본사가 서울에 있는 업체에도 예외적으로 동백전 가맹점 등록을 요청하고 있다”며 “현재 주요 충전업체 2~3곳과 가맹점 등록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신청에 따른 불편에 대해서는 사업 준비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현장 신청 창구를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구·군과의 협의에 시간이 필요했고, 각 구·군의 여건까지 고려하다 보니 동 주민센터마다 별도 신청 창구를 마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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