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솔리다임 美상장, 중복상장 규제 따라야"
해외 상장도 똑같이 규제 적용
증권신고서 의무엔 즉답 피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워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현지 증시에 상장하려면 국내 중복상장 규제를 따라야 한다고 못박았다. 사흘 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금융당국 수장이 모두 같은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이 위원장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솔리다임 상장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는 금감원장 발언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그렇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라고 답했다.
규제 대상이 되면 솔리다임 위에 있는 상장사들이 의무를 지게 된다. 이 위원장은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가 모회사로서 주주충실의무에 기반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가 만든 중복상장 규제는 자회사 상장을 원칙적으로 막고 있다. 예외로 허용받으려면 모회사는 상장이 기존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해 주주와 소통해야 한다. 이사회 찬반 결의와 공시도 거쳐야 한다.
모회사 주주를 보호하는 장치가 솔리다임에 특히 중요한 것은 지배구조 때문이다. 솔리다임은 SK에서 SK스퀘어, SK하이닉스, AI컴퍼니를 거쳐 이어지는 맨 아래에 있다. 상장사가 겹겹이 쌓인 구조여서 솔리다임이 외부 투자자를 받으면 위쪽 모회사 주주들의 몫이 줄어든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위원장은 해외 상장도 예외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 질의에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할 때 해외 상장이든 국내 상장이든 다 적용한다”고 답했다.
솔리다임 문제와 관련해 이찬진 원장도 지난 19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중복상장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금융위도, 금감원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수단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 원장은 당시 “(솔리다임이) 국내 증권 신고의 대상이 되느냐는 부분은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도 이날 솔리다임의 국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묻는 질문에 “일단 공식적으로 지금 상장을 하겠다고 발표되거나 구체적 내용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해 솔리다임을 출범시켰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상장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