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지 않아도 힘차게 달려요”…청각장애인 러닝 크루 ‘데프런’ [2026 부산바다마라톤]
청각장애인 러닝 동호회 ‘데프런’ 회원들
서로 파이팅하며 5km 완주
2026 부산바다마라톤이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와 광안대교 일원에서 1만2000여 명의 러닝 마니아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청각장애인 크루 ‘데프런’ 멤버들이 출발에 앞서 화이팅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서 열린 ‘성우하이텍 2026 부산바다마라톤’에 청각장애인 러닝 동호회가 참가했다. 이들은 눈빛과 수어로 교감하며 이날 마라톤을 무사히 완주했다.
청각장애인 러닝 동호회 ‘데프런’은 25일 열린 부산바다마라톤 5km 종목에 참가했다. 단체 이름인 데프런은 청각장애인을 뜻하는 ‘데프(Deaf)’와 ‘런(Run)’을 합쳐 만들어졌다.
부산과 경남 양산시에 거주하는 청각장애인들이 모여 수어를 공부하던 모임이 자연스레 러닝 모임으로 발전하게 됐다. 올해 초 창단된 신생 러닝 동호회인 셈이다.
부산바다마라톤은 동호회 창단 이후 두 번째로 참가하는 대회다. 지난 3월 부산 강서구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를 시작으로 꾸준히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최우선 목표는 ‘안전한 완주’다. 대회 직전까지 동호회 회원들과 속도를 맞춰 대형을 이루며 달리는 연습을 거듭한 끝에 이번 부산바다마라톤에 나섰다.
데프런의 단체장 김우영(47) 씨는 “부산바다마라톤이 시민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러닝을 즐길 수 있는 대회라 생각해 참가하게 됐다”며 “크루원들과 함께 부상 없이 완주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날 광안대교를 달린 이들은 서로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며 파이팅을 외치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데프런에 소속된 허윤희 씨는 “많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광안대교를 달리는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며 참가 소감을 전했다.
단체장 김 씨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팀원들과 우리만의 수어 제스처를 더 의논해볼까 한다”며 “이번 대회 이후로도 꾸준히 연습해서 다음번에는 10km 코스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부산바다마라톤에 참가하는 청각 장애인을 위해서 시각 안내 표시도 더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