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에 뚫린 은행들, 보안에 ‘1000억’씩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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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해 기자 easts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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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50%·농협 20% 증액
피해 고객엔 보험·배상
PHP 결함에 서비스 차단


국내 5대 시중은행 은행장들이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마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연합뉴스 국내 5대 시중은행 은행장들이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마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연합뉴스

잇단 해킹 사태로 고객정보가 빠져나간 시중은행들이 내년 정보보호 예산을 1000억 원 안팎으로 확대하며 보안 강화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내년 정보보호 예산을 올해보다 50% 넘게 늘려 1000억 원 이상 편성할 계획인 것으로 25일 파악됐다. 늘어난 돈은 인공지능(AI) 기반 사이버 방어 체계를 갖추고 전문인력을 뽑는 데 주로 쓴다.

NH농협은행도 예산을 20%가량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확정되면 총액은 1000억 원 수준이 된다. KB국민은행은 앞서 내년 보안 예산을 1000억 원 이상 잡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정보보호 시스템 예산을 20%가량 늘리는 안을 부서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중기 전략에 맞춰 예산을 짜고 필요하면 더 배정할 방침이다. AI 보안 인력 채용도 늘린다.

은행들이 앞다퉈 보안 예산을 늘리는 건 이달 초 해킹에 줄줄이 뚫렸기 때문이다. 신한·KB국민·하나은행과 부산은행에서 고객정보가 빠져나갔다. 우리·농협은행도 공격을 받았지만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이은 피해에 5대 은행장들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와 해킹 사태를 사과하고 보안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피해 고객을 위한 보호책도 나왔다. 신한은행은 피해 고객 전원에게 은행 돈으로 사이버 금융범죄 피해 보장 보험을 들어준다. 보장 기간은 1년, 한도는 1인당 최대 1000만 원이다.

하나은행은 피해 고객에게 명의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2차 피해가 생기면 배상하기로 했다. 두 은행은 피해 고객의 수수료도 면제하거나 깎아준다.

은행들은 웹 개발 언어 PHP에서 새로 드러난 보안 결함에도 대응하고 있다. 지난 21일 공개된 이 결함은 인증 없이 외부에서 서버에 명령을 내릴 수 있어 고객정보 유출이나 서버 장악으로 번질 수 있다. 금융보안원은 같은 날 은행들에 취약 버전을 쓰는지 확인하고 보안 패치를 적용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22일까지 관련 서비스 5개를 찾아내 2개는 조치를 마쳤다. 나머지 3개는 서비스를 막은 뒤 보완을 마치면 다시 열 예정이다. 보안관제 위협 단계도 ‘경계’로 올렸다.

우리은행은 PHP를 쓰는 사무·홍보용 서비스 가운데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는 2개를 22일 손봤다. 신한은행은 전수 점검에서 해당 시스템을 찾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PHP를 쓰지 않고, 농협은행은 PHP로 돌아가는 고객용 서비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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