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한 달 만에 다시 ‘2.6조’ 늘어
수도권 집값 상승에 주담대↑
신용대출도 석 달 만에 증가
정기예금엔 11조 원 몰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여러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외곽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9월 줄었던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2조 원 넘게 다시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783조 4397억 원으로, 9월 말보다 2조 6058억 원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9월 한 달 동안 1조 2852억 원 줄어 6개월 만에 감소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함께 늘면서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22조 3978억 원으로 9월 말보다 9995억 원 늘었다. 9월 증가액이 1252억 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8배 가까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 안에서도 흐름은 엇갈렸다. 전세자금대출은 118조 9261억 원으로 3719억 원 줄어든 반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빠진 집단대출은 150조 2333억 원으로 4812억 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커진 것은 서울 집값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89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이어갔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11주 연속 내렸지만 강북권 중저가 지역과 경기 남부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109조 3513억 원으로 1조 1210억 원 늘어 석 달 만에 증가했다. 최근 주가가 떨어지자 마이너스 통장으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자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23일 기준 연 4.42~6.795%로 9월 말보다 하단은 0.07%포인트, 상단은 0.03%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18%에서 3.43%로 0.25%포인트 오른 영향이다.
변동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코픽스는 은행이 예금 등으로 자금을 모으는 데 든 비용을 반영해 매달 산출된다. 은행들은 이달 시장금리 상승에 맞춰 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렸다.
다만, 혼합형(고정) 금리는 오히려 내렸다. 5대 은행 혼합형 금리는 연 4.62~6.993%로 9월 말보다 상·하단 모두 0.28%포인트 낮아졌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만장일치 동결했다.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으로 0.25%포인트씩 올린 뒤 처음 멈춘 것으로, 앞선 인상의 효과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추가 인상 기조는 유지했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는 다음 달 26일 열린다.
한편, 최근 예금 금리가 오르자 돈도 몰렸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22일 기준 1017조 3593억 원으로 9월 말보다 11조 2722억 원 늘었다. 은행이 높은 금리로 모은 이 자금은 다음 달 발표되는 10월 코픽스에 반영돼 변동금리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