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가 부산 관광 주목하는데 무인숍에 점령당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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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등 유명 관광지 개성 상실 우려
상생구역 지정 젠트리피케이션 막아야

13일 부산 부산진구 쥬디스태화 일대의 한 가챠숍 모습. 안다은 기자 iknow@ 13일 부산 부산진구 쥬디스태화 일대의 한 가챠숍 모습. 안다은 기자 iknow@

부산이 글로벌 관광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4명 중 1명이 방문하는 등 최근 부산 곳곳의 거리 풍경은 예년과 달라졌다. 계속 여행 가고 싶은 도시라는 의미를 담은 ‘부산병’이라는 신조어도 해외 관광객 사이에 확산 중이다. 특히 CNN이 ‘위대한 바다 도시‘라고 보도하는 등 부산은 해외 매체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글로벌 여행 사이트 익스피디아가 선정한 ‘2027 올해의 여행지’ 5위 도시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최근 부산 대표 관광지 거리들이 무인숍에 점령당하면서 부산 고유의 특색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 어디에나 있는 천편일률적인 상권 풍경이 부산 관광 경쟁력을 떨어뜨릴까 우려된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 약 1.4km에 달하는 해안가 1층 상가를 조사한 결과, 캡슐 장난감을 뽑는 가챠숍과 인형을 뽑는 점포와 오락실 등 무인숍이 총 21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 중인 1층 상가 200여 곳 중 약 10%에 이르고, 카페보다도 많은 수치다. 부산을 재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달라진 관광지 풍경에 아쉬움을 토로한다고 한다. 광안리뿐만 아니라 서면과 해운대 일원에서도 가챠숍 등이 핵심 상권에 대거 포진 중이다. 더욱이 지자체에 별도 허가를 받거나 신고할 의무가 없는 자유업종인 가챠숍은 높은 중독성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상권을 장악 중이다.

개성 없는 무인숍들이 부산 대표 관광지 상권을 점령한 가장 큰 원인은 높은 임대료 때문이다. 음식점과 일반 소매점들이 임대료 인상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거나 자리를 옮기면 인건비 부담이 적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무인숍들이 빈 점포를 메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유명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뒤 임대료 폭증 때문에 초기 상인들은 사실상 쫓겨나고 무인·대형 자본 점포만 살아남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앞으로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산 대표 관광지 상권이 특색을 잃을 경우 관광 매력을 약화시킨다. 유동인구가 줄어 상권이 황폐화되면 부산 관광도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CNN은 지난 23일 보도를 통해 부산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완전히 다른 것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는 독자적인 여행 목적지라는 매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임대료 조정을 통한 상권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다. 대표 관광지를 관련 법률에 따른 지역상생구역으로 지정해 무분별한 임대료 인상을 막고, 상황에 따라 대형 프랜차이즈 진출도 제한해야 한다. 부산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해안 경관과 대도시 인프라,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를 갖춘 매력적인 도시다. 도시 상권과 경관의 정체성을 지킬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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