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화물 상용화 논의 이뤄져…충돌 시연서 안전기술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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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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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화물 유상운송 첫발
노선별 특례 중심 허가체계
시속 40km 충돌 시험도
P단 긴급제동·EDR 분석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 전시된 HD로보틱스 로봇의 모습. 남유정 기자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 전시된 HD로보틱스 로봇의 모습. 남유정 기자

자율주행 화물차가 안전요원 동승 유상운송으로 상용화 첫발을 뗐지만, 완전 무인 트럭이 전국을 달리기까진 갈 길이 멀다. 무인 운행에는 기술보다 노선마다 특례를 받아야 하는 허가 체계가 걸림돌로 꼽히고 있고, 이륜차 사고 위험을 줄일 첨단 안전장치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의 무인 전환 목표가 오는 2028~2030년에 몰려 있어 차량 인증제와 법제화를 남은 기간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 엑스코에서 지난 21~23일 사흘간 열린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6)의 '2026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서는 자율주행 화물운송 논의가 이뤄졌다. 이 기간 대구 주행시험장에서는 이륜차 실차 충돌 시연을 앞세운 안전 행사 'K-CRASH 2026'도 열려 제도와 안전을 함께 점검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행사 첫 날인 21일에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심포지엄에서 정부와 산업계 등 관계자들이 모여 자율주행 화물운송 논의를 했다. 이 자리에는 국토교통부 조상우 자율주행정책과 사무관, 라이드플럭스 임종철 전략부문장, 현대자동차 황봉하 상용&LCV사업전략팀장, 마스오토 조광래 이사 등이 참석했다.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의 일환으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심포지엄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이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의 일환으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심포지엄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이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조 사무관은 국내 자율주행차가 지난 8월 기준 235대, 누적 운행거리는 약 1600만km라고 밝혔다. 웨이모는 4000대 이상이 3억 5000만km를, 바이두는 3200대가 3억 7000만km를 달렸다. 조 사무관은 국내 수준을 "레벨3에서 레벨4로 넘어가는 초기 단계"로 봤다. 국토부는 올해 보호구역 자율주행과 원본 영상정보 활용을 허용하고 무인 자율차 안전 운행요건을 마련했다. 지난 9월에는 자율차법을 고쳐 12월부터 시·도지사도 시범운행지구를 지정할 수 있게 했다. 내년에는 5~6개 도시에 3000대를 투입하는 실증도시와 전국 50개 노선·구역의 무인 수요응답형 교통(DRT)을 추진하며, 두 사업 예산은 오는 12월 국회에서 확정된다.

화물 현장에서는 인력난이 상용화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조 이사는 국제도로운송연맹(IRU) 자료를 들어 전 세계 트럭 운전자 부족이 2023년 300만 명에서 오는 2028년 700만 명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조 이사에 따르면 국내 대형 화물차 기사 평균 연령은 58.7세로 일본(49세), 미국(46세), 유럽(47세)보다 10년 안팎 많다.

라이드플럭스는 지난 4월 국내 처음으로 자율주행 화물 유상운송 허가를 받아 7월부터 롯데글로벌로지스 서울 동남권물류단지~진천 메가허브터미널, 한진 군산항~전주센터~대전종합물류센터 등 116km 구간에서 고객 화물을 싣고 있다. 서울~진천 왕복 224km를 운전자 개입 없이 달린 적도 있지만 지금은 규정에 따라 안전요원이 탑승해 운행한다. 황 팀장은 장거리 화물을 무인으로 돌리면 총소유비용(TCO)이 30~40% 줄 것으로 계산했다.

현대차는 2023년 북미에서 플러스AI와 대형트럭을 실증했고 2025년 이중화(리던던시) 시스템 선행 개발을 마쳤다. 심포지엄 이틀 전인 19일에는 마스오토, 라이드플럭스와 국내 물류 노선에서 차량과 소프트웨어를 함께 점검하는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 전시된 현대차그룹의 무인 소방 로봇의 모습. 남유정 기자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에 전시된 현대차그룹의 무인 소방 로봇의 모습. 남유정 기자

패널들은 허가 체계 개편을 가장 먼저 요구했다. 임 부문장은 "시범운행지구 안 노선별 허가를 차량 단위 성능인증과 적합성 승인제로 바꿔, 같은 사양 차량이 추가 시험 없이 정식 번호판을 달고 전국을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조 이사는 실증특례 실적을 정식 허가 심사에 반영하는 표준 트랙, 공공 물류망 데이터 개방, 기사를 원격 관제사로 옮기는 직무 전환 설계를 요구했다. 현대차 역시 사업화 로드맵에서 상용화의 전제로 무인 운행 허가와 법제화를 꼽았다. 라이드플럭스는 오는 2028년 무인 전환과 2029년 고객사 직접 운영을, 정부는 2029년 DRT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잡았다. 현대차는 2030년 전후 양산을 겨냥한다.

둘째날인 22일에는 대구 달성군 구지면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KIAPI) 대구주행시험장에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주최로 'K-CRASH 2026'가 열렸다.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이륜차·개인형 이동장치(PM) 증가로 달라지는 교통사고 양상에 대응하기 위한 행사다. 이 자리에선 국제 교통사고 조사 데이터베이스 IGLAD에 수록된 오토바이 사고 1429건을 토대로 실제 도로 사고를 재현했다.

지난 22일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KIAPI) 대구주행시험장에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주최로 열린 'K-CRASH 2026' 차대차 충돌 장면의 모습.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지난 22일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KIAPI) 대구주행시험장에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주최로 열린 'K-CRASH 2026' 차대차 충돌 장면의 모습.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첫 시연은 이륜차 충돌시험이었다. 시속 40km로 직진하던 이륜차가 45도 방향으로 진입한 승용차 측면을 들이받자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이륜차에 탄 마네킹은 충격으로 몸이 튀어 오르며 일부가 분리됐다. 일반 도로에서 흔한 속도였지만 충돌의 위험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어진 시연은 이런 사고를 막거나 피해를 줄이는 첨단 안전기술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기아의 신형 아반떼 등에 탑재된 전자식 변속레버의 'P단 긴급제동' 기능을 볼 수 있었다. 주행 중 P 버튼을 길게 누르면 가속이 제한되고 네 바퀴에 제동력이 가해지며, 속도가 시속 1km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가 체결돼 차량이 완전히 멈춘다. 브레이크 페달을 정상적으로 밟기 어려운 비상 상황을 가정한 추가 안전장치다.

대형 트럭 시연도 이어졌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보행자 모형이 앞에 나타나자 트럭은 센서로 이를 감지해 스스로 멈췄다. 정지한 트럭의 전방과 측면으로 자전거가 지나가면 사이드미러에 경고등이 켜졌고, 외부 카메라가 사람을 인식해 모니터에 표시하는 기능도 공개됐다.

김정윤 학회 사고조사와 재현 부문회장은 "올해 K-CRASH는 이륜차 충돌 재현과 자율주행·ADAS 안전기술, 사고기록장치 데이터 분석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했다"며 "실제 사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 안전한 모빌리티 기술과 제도로 이어지는 전문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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