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서 룰라 당선…‘우파 물결’ 뚫어내고 4선 등극

  • 가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51.79% 득표율로 결선투표 승리
1차 투표에서 밀렸으나 극적 역전
중남미 최대 국가서 좌파 승리





25일(현지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대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승리를 확신하며 환호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 오른쪽 두 번째는 제라우두 아우키민 부통령. AFP연합뉴스 25일(현지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대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승리를 확신하며 환호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 오른쪽 두 번째는 제라우두 아우키민 부통령. AFP연합뉴스

브라질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1)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통산 4선에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 이후 중남미를 휩쓴 ‘블루타이드’(우파 집권 물결)를 뚫고 좌파 진영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26일(현지 시간) 브라질 고등선거재판소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전날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51.79%를 득표해 48.21%에 그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로써 룰라 대통령은 2003년 첫 집권 이후 통산 네 번째 대권을 거머쥐며 브라질 현대 정치사상 최초의 4선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1989년 첫 대선 출마 이후 일곱 차례 도전에서 4승 3패를 기록했다.

상대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1차 투표 승리에 이어 결선투표에서도 개표 초반 우위를 점했지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의 부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역시 2022년 재선에 도전했다가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바 있다.

룰라의 당선이 확정되기까지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룰라 대통령은 대선 1차 투표에서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밀린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 차례도 역전하지 못했다. 1989년 대통령 직선제가 채택된 이후 1차 투표에서 패배한 후보가 결선에서 승리한 전례도 없었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은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해 막판 맹추격에 나섰다. 브라질 정부는 룰라 대통령의 전매특허 정책인 저소득층 복지 프로그램 ‘보우사 파밀리아’ 지원금을 15% 인상하고 대선 전 미리 지급했다. 룰라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주5일제 도입 법안도 선거 직전 브라질 상원을 통과했다. 위기감을 느낀 룰라 대통령 지지층이 막판 결집하면서 양측은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을 벌이게 됐다.

개표 과정에서 룰라 대통령은 초반 한때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후보가 개표율 13.98%가 지난 시점에서 룰라 대통령을 앞질러 나간 것이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은 개표율 48%를 기록할 무렵 재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조금씩 격차를 보이면서 승기를 잡았다. 지난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중남미 대선에서 우파가 패배한 경우는 전무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 대선에서 좌파 진영이 승리를 거뒀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