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30원대… 명목실효환율 2년 만에 최고치
교역 상대국 물가 차이 반영 지표
한은 총재 “원화 아직도 약세” 평가
코스피가 1.45% 하락해 약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5,400대에서 마감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원 내린 1,323.1원으로 기록됐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로 근접하면서 주요 교역국 통화와 비교한 원화의 명목실효환율이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2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의 지난 20일 기준 명목실효환율은 94.83(2020년=100)으로 2024년 10월 9일(94.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명목실효환율은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무역 비중을 반영해 통화 가치를 산출한 지표로, 지수가 상승할수록 원화 가치가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오후 3시 30분 기준)은 지난 6월 1528.0원까지 치솟은 뒤 7월 1488.9원, 8월 1404.4원, 9월 1358.8원으로 낮아졌다. 10월엔 지난 23일까지 평균이 1337.2원으로, 2024년 9월 평균(1332.8원) 이후 가장 낮았다.
실질실효환율에서도 원화 가치 회복세가 확인된다. 9월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92.73으로 전월(89.88)보다 3.2% 상승했다. 지난 6월 83.03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석 달 연속 올랐고, 2024년 11월(93.43)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명목환율에 교역 상대국과의 물가 차이까지 반영한 지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실효환율을 언급하며 원화가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평가했다. 신 총재는 “최근 몇 년간 달러가 강세여서 교역 상대국의 가중치를 고려한 BIS 실효환율을 보는 게 중요한데, 8월 말 기준 BIS 실효환율은 89 정도로 평균(101)보다 낮아 원화가 아직도 약세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원화의 추가 절상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이 경제 상태에 부합하는 수준에 이미 근접했다는 것이다.
명목실효환율과 실질실효환율의 움직임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수출과 교역 개선은 명목 기준 원화 강세를 이끌 수 있지만, 국내 물가 상승은 실질 기준 가치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다.
우리은행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최대 수출 대상국인 만큼 원달러 환율 하락이 명목실효환율에 크게 반영됐다”며 “경기 여건과 잠재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1300원대 중반 정도가 펀더멘털에 부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일시적으로 더 하락할 수 있지만 외부 여건이나 시장 환경이 바뀌면 환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