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양도시의 혁신] “대기업·스타트업 상생하려면 민간이 클러스터 중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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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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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단기 성과 집착하고
순환 보직 탓 정책 연속성 끊겨

크리스 버크 해양기술위원회 상임이사 크리스 버크 해양기술위원회 상임이사

“해양 스타트업이 대기업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현장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는 민간 조직이 클러스터의 중심축을 맡아야 합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양 테크 기업의 약 80%가 소속된 산업협회인 ‘해양기술위원회(OTCNS·Ocean Technology Council of Nova Scotia)’의 크리스 버크(Chris Bourque) 상임이사는 해양 클러스터 구축의 핵심으로 ‘민간 주도 스타트업 지원 체계’를 제시했다. OTCNS는 회원 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핼리팩스 해양 생태계와 기업들을 연결해, 해외 판로 개척과 기술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버크 상임이사는 공공 중심 해양 클러스터의 한계로 단기 실적주의와 잦은 인사 이동을 지목했다. 공공기관은 순환보직으로 인해 담당자가 바뀌면 지원의 연속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산업 특성에 맞춘 장기적·유연한 성과 평가 체계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공공기관은 투자나 기업 유치수와 같은 지표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인 실적 압박을 받으면 긴 성장주기를 요하는 산업의 경우는 오히려 기업의 성장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기관의 기관의 경우 순환보직으로 인해 새로 온 담당자가 해양 기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경우, 이전 정책과의 연속성이 끊기고 그간 축적된 인프라와 산업 노하우가 사라지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민간 중심의 독립된 기업 지원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핼리팩스 해양 생태계의 거점인 ‘코브’와 ‘더피어’ 역시 민간 중심 체제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 실제 필요로 하는 기술과 비즈니스 수요는 행정이 아닌 현장의 민간이 가장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움직인다. 공공이 일방적으로 기획한 과제 대신, 기업들이 수요에 기반한 문제 해결에 직접 참여하는 상향식 모델을 지향한다.

나아가 버크 상임이사는 해양 클러스터 생태계가 대기업 등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대기업 유치를 중심으로 해양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대기업 유치 자체는 유효한 접근”이라면서도 “대기업과 스타트업 사이에 중립적인 독립 기구와 공간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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