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친화력 강해 리더로 불렸지만 여성 사진 수집하는 데 집착”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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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 모(56) 씨와 2년간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던 A 씨가 부산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이 씨의 수감 생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 모(56) 씨와 2년간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던 A 씨가 부산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이 씨의 수감 생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1980년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가 부산교도소에서 1급 모범수로 생활해 온 데다 수감실 TV로 영화 ‘살인의 추억’을 직접 본 사실도 드러났다. 교도소 내에서 ‘리더’로 불릴 정도로 친화력을 드러냈던 이 씨에 대해 범죄 심리학자들은 교도소 내 수감자 특성상 범죄 심리나 성향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와

부산교도소 함께 수감됐던 A 씨

“용의자, ‘살인의 추억’ TV로 봐

수감자들과 잘 어울렸지만

본인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아”

전문가들 “동성끼리만 생활해

범죄 심리 드러나지 않은 것”

이 씨는 교도소 종교 모임 회장을 맡을 정도로 수감자들의 신망이 두터웠다는 게 동료 수감자의 증언이다. 하지만 이 씨는 여성 사진과 잡지 등을 광적으로 수집한 데다 본인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는 등 특이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2016년부터 2년간 이 씨와 함께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던 A 씨는 이 씨를 ‘교도소 리더’로 기억했다. A 씨에 따르면 이 씨는 매주 종교 모임에 참석할 정도로 종교 활동을 열심히 했다. 종교 활동으로 받아 온 빵 수십 개를 수감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 씨는 모든 수감자와 거리낌 없이 잘 어울리는 등 친화력이 강한 편이었으나, 정작 본인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무언가를 감추듯 일절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A 씨의 설명이다. A 씨는 “이 씨에게 개인사를 물으면 화제를 돌리기가 일쑤여서 화성 연쇄살인사건 범인 몽타주를 봤던 수감자들 사이에서는 ‘범인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며 “보통 수감자들 사이에서 무리가 나뉘기 마련인데, 이 씨는 친화력이 좋아 모든 수감자에게서 호감을 샀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이 씨가 여성 사진과 잡지 등을 수집하는 데 집착을 보였다”며 “이 씨가 사물함에 여성 사진을 보관해 둔 것은 수감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말했다.

이 씨가 수감실 TV를 통해 방영된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본 사실도 드러났다. 통상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수감자들은 TV를 통해 영화 등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이 씨와 수감 생활을 한 2년 동안 ‘살인의 추억’이 3번 넘게 방영됐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A 씨는 “‘살인의 추억’을 보며 수감자들과 욕을 하기도 했는데, 같은 교도소 안에서 이 씨가 이 영화를 봤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섬뜩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친절한 성격과 호탕함으로 수감자는 물론 교도관들에게서도 좋은 평을 받아왔다. A 씨는 “이 씨가 ‘호인’이라고 생각했는데,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라는 사실이 충격스럽다”고 말했다. 부산교도소 측도 이 씨가 1급 모범수에다 수감자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 왔다는 입장이다. 교도소 관계자는 “이 씨는 모범적으로 수감생활을 해 온 대표적인 모범수”라며 “희대의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범죄 심리 전문가들은 같은 성별만 모여 있는 교도소 특성상 이 씨의 성향이나 범죄 심리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아직 범인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 씨는 여성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향에다가 가학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동성끼리 모여 있는 교도소 내부 생활 모습으로는 호탕하고 좋은 사람처럼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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