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당 어려울 때 주저하지 않아…거부할 법은 100번이든 거부권 행사해야”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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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차기 원내대표 도전 가능성 시사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 채 상병 특검법 등에 ‘강성’ 친윤색 드러내
박정훈 당선인 “수도권 이 의원 출마 부정적…김도읍 카드 좋아”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지난 25일 영입인재 낙천자들과 조찬모임을 하기 위해 여의도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왼쪽은 조정훈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지난 25일 영입인재 낙천자들과 조찬모임을 하기 위해 여의도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왼쪽은 조정훈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주류인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이 27일 “(당이)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을 때 주저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총선 이후 당정 관계 재정립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작지 않은 이 의원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발언도 잇따르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보도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차기 원내대표 역할에 대해 “차기 원내대표는 야당과 타협도 하고 잘 설득하면서 국민에게 도움 되지 않는 건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그게 저일 필요는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바둑을 두는 선수가 될지 뒤에서 돕는 조력자가 될지 당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거론된 ‘나-이 연대(나경원 당 대표, 이철규 원내대표)설에 대해 “외부에서 만들어놓은 하나의 프레임이다. 경쟁자들이 나 전 의원에게 피해를 주려고 하는 소리로 들린다”며 “굉장히 당혹스럽고 황당한 얘기”라고 부인했다.

‘찐윤’(진찌 친윤석열)으로 통하는 이 의원은 22대 당 지도부의 대야 관계와 관련, “말과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국민이 압도적인 제1당에 대한 신뢰를 언제 거둬들일지 모른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계속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부담을 유도해도, 거부해야 할 법안이라면 100번이든 1000번이든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당내 일부 의원이 찬성 입장을 보이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공수처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특검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수당이 되면 국회 검찰청을 만들 것인가”라고 민주당의 특검법 수용 압박을 비판했다. 전당대회에서 민심을 반영하기 위해 현재의 ‘당원 100% 투표’ 룰을 바꿔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와 관련해서도 “선거를 앞두고 선거의 룰을 바꾸는 것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그 이중대 정당들이 일방적으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만든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당내 친윤계에서는 민주당이 강성 친명(친이재명)인 박찬대 의원을 원내대표로 사실상 확정한 상황에서 이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이 의원이 적임이라는 주장을 펴는 분위기다.

그러나 국민의힘 박정훈(서울 송파갑) 당선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철규 의원이 22대 국회 첫 (여당) 원내대표를 맡는 것에 대해 수도권 의원들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저 역시 반대한다”며 “이 의원이 출중한 분이지만 선거 참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에게 여러 사람이 출마해 달라며 전화해 설득하고 있다”며 “(김도읍 의원처럼) 비윤계 원내대표가 나오면 야당도 양보할 여지가 좀 더 생기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아직 출마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중진 의원들은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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