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성미술상 김성룡과 올해의 작가상 홍진훤… 부산이라는 반가운 교차점 [문화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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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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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축적과 대안공간의 실험
부산 미술이 쏘아 올린 두 결실

김성룡 작가의 '무용수와 향나무의 새'(2025). 캔버스에 아크릴. 대구미술관 제공 김성룡 작가의 '무용수와 향나무의 새'(2025). 캔버스에 아크릴. 대구미술관 제공
홍진훤 작가의 '이미지의 최고 형태는 무장투쟁이다'(2026) 단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32분 50초. 사진 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홍진훤 작가의 '이미지의 최고 형태는 무장투쟁이다'(2026) 단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32분 50초. 사진 홍철기,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최근 미술계에서 반가운 소식 두 건이 연달아 들려왔다. 부산 출신으로 2009년까지 부산에서 개인전을 이어오며 지역을 중요한 활동 무대로 삼았던 ‘볼펜 화가’ 김성룡 작가가 대구미술관 제27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비슷한 시기,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6’ 최종 수상자로는 사진과 영상으로 사회적·정치적 질문을 던져온 홍진훤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일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성룡(오른쪽) 작가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황보란 국장. 대구미술관 제공 지난 2일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김성룡(오른쪽) 작가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황보란 국장. 대구미술관 제공
김성룡, 피에타(2002). 종이위에 유성볼펜 아크릴. 대구미술관 제공 김성룡, 피에타(2002). 종이위에 유성볼펜 아크릴. 대구미술관 제공

두 사람의 수상 소식을 들여다보면 ‘부산’이라는 장소가 흥미로운 교차점을 만든다. 김성룡은 1999년 부산 동백아트센터 개인전 ‘근대의 숲’을 시작으로 2009년 아리랑갤러리 개인전 ‘검은 회오리의 숲’까지 10여 년간 부산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꾸준히 개인전을 열었던 작가다. 심사위원단 역시 치밀한 선묘와 강렬한 형상 표현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자적 회화 세계를 구축해 왔다는 점을 수상 사유로 꼽았다. 그는 1990년대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부산비엔날레, 사비나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서 활동해 왔으며, 이번 수상으로 상금 5000만 원과 함께 2027년 대구미술관 개인전 기회를 얻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올해의 작가상 2026' 최종 수상 작가 홍진훤. 사진 카스카,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MMCA) '올해의 작가상 2026' 최종 수상 작가 홍진훤. 사진 카스카,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홍진훤은 사진·영상·웹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지에 내재한 사회·정치적 권력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이자 기획자다. 그는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비영리 대안예술공간 ‘공간 힘’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왔다. 2014년 개관해 사회 문제를 예술로 사유해 온 공간 힘은 2011년 대안공간 반디가 문을 닫은 뒤 부산 시각예술의 대표적인 대안적 거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홍 작가는 이곳에서 2019년과 2024년 ‘보도블록 아래에는 해변이 있다’ 전시와 ‘우리의 채찍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큐레토리얼 프로그램 참여를 비롯해, 2020년 기획전이자 워크숍인 ‘킵 백 프롬 더 플랫폼 에지’(Keep back from the platform edge), 2023년 워크숍 ‘문제는 그게 아닌 거 같은데요’를 진행했고, 2021년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벌(BIVAF)과 2024년에는 부산비엔날레에도 참여했다. 최종 수상 작가는 후원금 1000만 원을 추가 지원받고, 전시는 12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계속된다.

한쪽에는 부산을 오래 활동 무대로 삼아 독자적인 회화적 뼈대를 다진 중견 작가의 지난한 시간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부산의 골목에서 외지 작가와 연대하며 숨 쉬어 온 대안적 현장이 있다. 활동의 터전과 미술 생태계의 지형은 끊임없이 바뀌지만, 부산에서 출발한 질문과 부산의 공간에서 이어진 실험이 교차하는 한, 부산 미술의 저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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